사토는 자신의 출신지인 토오호쿠 1차 목표로 삼을 계획이다.

과거 일본 전역에서 중앙정부에 대한 저항의식이 가장 강했던 지역인 토오호쿠는 농업이 주류를 이루던 지역이었기에 지방국가로 독립한 이후에도 넉넉하지 못한 재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출신지인 이점으로, 다양한 인맥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사토의 이름만으로도 웬만한 문제들은 해결이 가능한 국가다.

토오호쿠를 접수한 뒤에는 간토와 킹키, 츄우코쿠의 순서로 작전을 전개하기로 계획했다.

간토와 킹키를 접수하지 않고는 일본을 얻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가장 어려운 작업이고 힘겨운 지역일 것이다.

이 두 국가는 재정적으로, 지역적으로, 사회 기반시설 및 생산력과 소비력으로 거의 안정적인 단계에 진입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추우코쿠는 먼저 3개국가를 얻고 난 뒤에는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지방국가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저절로 대세에 따르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사토는 야쿠자 4대조직 구미초를 각각 만났다.

야마구치구미와 스미요스카이, 이나가와카이, 키즈나카이라의 구미초들과 과거부터 모두 안면이 있다.

4대 조직중 야마구치구미가 일본에서는 가장 큰 조직이고 구미초 역시 영향력이 막강했다.

사토가 달에 보냈던 모리는 야마구치구미 산하의 야나가와구미의 보스였다.

모리는 야마구치구미의 구미초에게 큰 상납을 하고, 부두목인 와카가시라가 되고 싶었던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욕망으로 인해 달에서 영영 돌아올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지만,,,

4대조직의 구미초들은 모두 자금이 부족해서 조직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많음을 숨기지 않았다.

야쿠자들은 마약이나 도박, 매춘, 연예흥행, 정치깡패, 위장사업등이 주된 수입원인데 지방국가가 난립하고, 미처 정비되지 못한 혼란중이어서 어느 수입원도 만족스럽지 못한 형편이었다.

이로 인해서 조직은 나날이 쇠퇴하고 조직원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이 사실을 잘 아는 사토는 4대 구미초들에게 새로운 수입원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사토는 오래전부터 4대조직 구미초에게 큰 고객이었다.

그리고 사토의 일은 늘 안전한 일이었지만 대가는 후했다.

장혁일행과 약속한 보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야쿠자를 조직을 이용해서 4개 지방국가를 공략하면 된다는 전략만 수립된 상태다.

하지만 사토에게는 아직 전술이 없다.

아직 장혁 일행이 자신에게 요구한 것은, 새로운 일본을 만들자는 것과 지방국가 지도자들과 야쿠자의 정보를 달라는 것 밖에는 없었다.

그렇지만 전술은 개발하고 연구하면 된다.

장혁 일행이 전략과 전술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본으로 자신을 찾아오면서 무턱대고 30조엔만 믿고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정보원에 의하면 장혁과 곽영은 그렇게 무모하지는 않다.

이번에는 사토가 장혁 일행이 머무는 작은 호텔에 찾아갔다.

장혁과 곽영은 조용하게 일본에서 지낼 계획이다.

그래서 생활에 불편함만 없을 정도의 작은 호텔에서 머물며, 주로 작전을 숙의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장혁일행이 사토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였다.

과거 전국시대처럼 일본 전체가 혼란스럽고 새로운 나라들의 지도자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정보를 얻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장혁은 일본을 경영하고자 했다.

과거 일본이 가진 기초과학과 근로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던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한 연구 성과는 노벨상을 수차례나 수상한 것으로 증명이 됐었다.

수십년간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서 그저 연구만 하던 집념과 장인정신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일본의 기업들은 이들을 이용해 ‘작은 연못에서 잉어를 잡는다’는 경영 방침을 수립했다.

그리고 그 성과는 수많은 곳에서 나타났었다.

장혁이 일본을 경영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이유였다.

장혁은 일본을 주식회사 일본으로 만들 계획이다.

곽영도 처음에는 납득하지 못했던 장혁의 계획은 그러나, 일본이 새로운 길을 걷는데 성공한다면 세계의 국가라는 개념이 바뀌는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다.

기업의 조직과 국가의 조직은 사실상 크게 다른 것은 없다.

이미 다국적 기업은 국가만큼이나 강력한 것이 현실이다.

일본인 전체가 주식회사 일본의 직원인 것이다.

일본인 전체는 (주)일본의 주주가 되는 것이다.

이는 곧 일본인들이 지방국가를 떠나서 (주)일본으로 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무모한 작전으로 보이지만 빠른 시간내에 일본을 재통일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다.

일본국민들이 국채를 투매하고 지방채를 매입해서 일본을 무너트렸듯이, 이번에는 지방채를 팔아버리고 주식을 사도록 만들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정보가 필요했고, 사토에게 1차 과제를 부여한 것이다.

사토 정도의 사람이면 그는 벌써 자신들의 정체를 파악했을 것이다.

그리고 신뢰 여부와 동참 여부도 이미 판단했을 것이다.

사토가 다시 온다면 두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같이 앞으로 나가든지, 자신들을 제거하든지!

긴장의 보름이 지나갔다.

사토가 왔다는 소식에 장혁과 곽영은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로비의 커피숍으로 향했다.

사토는 혼자 있었다.

두 사람을 보자 사토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사람이 자리에 앉을 때까지 서 있었다.

상사에 대한 예의를 나타낸 것이다.

장혁과 곽영은 얼굴에 엷은 미소를 머금은 채 사토가 앉기를 기다렸다.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은 사토는 자신의 보름동안 성과를 말했다.

장혁은 흡족했다.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을 사토가 제대로 수행해온 것이다.

장혁이 입을 열었다.

“사토상은 일본처럼 큰 경제대국이 왜 그렇게 쉽게 무너졌다고 생각하시오?”

 장혁의 말에 사토는 그들이 자신을 신뢰하고 있음을 느꼈다.

사토는 조심스럽게 소신을 밝혔다.

역시 일본인들의 집단지향성에 의한 국채투매였다.

장혁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는 다시 일본인들이 집단지향성을 나타내서 지방채를 투매하게 만들어야 하오”

장혁은 사토에게 (주)일본을 설립하고 경영하고자 하는 취지를 설명했다.

사토는 장혁 일행이 왜 지방국가 지도자들의 정보와 야쿠자들의 정보가 필요했는지 쉽게 이해됐다.

사토는 장혁 일행의 계획이 자신이 생각했던 전술의 방향과 일치되어 있음에 안도했다.

먼저 지방국가가 불안한 조직임을 인식시키고, (주)일본이라는 대안이 있음을 일본인들에게 인식키켜야 한다.

세사람은 먼저 지방국가 토오호쿠를 공략하자는 사토의 계획에 의견을 일치했다.

사토는 토오호쿠의 정보를 파악하는데 한달이면 충분하다고 호언을 했다.

그와 동시에 나머지 3개 지방국가에 대한 정보 파악도 야쿠자 조직들에게 맡겨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야쿠자의 각 구미초들에게 4개 지방국가 모든 곳에서 소소하지만 언론에 드러날 만큼의 폭력이나 불법 행위를 저질러 사회적인 불안감을 조장하도록 요청하기로 전술을 수립했다.

먹잇감을 얻은 언론들은 신이 나서 각 일간지에 기사를 올려댈 것이다.

지방 국가들은 점점 더 혼란이 가중되고 국민들은 전전긍긍하며 불안한 삶을 이어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장혁이 원하는 혼란스러운 일본의 지방 국가가 곧 드러날 것이다.

모든 지방 국가의 기업들은 점점 경영의 한계에 봉착할 것이므로, 일정한 시점에 모든 기업들의 주식을 매입해서 경영권을 확보할 것이다.

그런 뒤 모든 기업들은 (주)일본의 자회사로 편입될 것이다.

작전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