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000선과 승부의 1000 승 고지

                                                                                                             저니

연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머릿기사로 신문과 방송에서 호들갑 떨고 있는 꼴을 보기 싫어

저의 대명처럼 일상과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코스피 지수가 1000이 붕괴되었다가 회복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놈의 1000이 붕괴되고 회복되는 것이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을 하다 몇자 적어봅니다.

코스피 (KOSPI, Korea Composite Stock Index)는 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상장주식

변동을 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을 비교하여 작성한 지표입니다. 1980년 1월 4일 기준으로

그날의 종합주가 지수를 100으로 정하고 개별종목의 주가에 상장주식수를 가중한 기준

시점의 시가총액과 비교시점의 시가총액을 대비하여 산출합니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코스피 지수가 2,000이었는데 지금 1,000을 오락가락 하고 있으니

주식시장의 규모가 반토막이 난 것 입니다. 지금의 한국 증시를 1990년 이후 네번째

빙하기로 말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외환위기, IT 버블 붕괴, 카드사태에 이은  세계 금융위기는  닷컴 붕괴 때와 비슷

하다고 합니다.  그 당시 국내 주가도 55%가 하락하고 그 회복 또한 2년이란 긴 시간에

걸쳐 더디게 회복되었습니다. 문제는 선진 시장이 붕괴되어 더욱 앞일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말 즈믄이라고 불리는 숫자 천은 십진법에서 모든 것을 포함하는 수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중국인 처럼 생일날 천번의 봄을 기원하며 만수무강을 염원하기도 하는

곳에 숫자 천을 붙였고 독일인 처럼 동물이나 식물에 천을 붙여 아름다움의 끝없음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즈믄둥이라고 새천년에 태어난 아이에게 관심을

주는 등 숫자 천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고귀한 숫자 천이 주식시장에서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도매급으로 옮겨진듯

한 느낌입니다.  코스피 지수나 환율이 천을 기준으로 논하는 만큼 바둑승부에 있어서도

천의 의미는 각별합니다.

95년 개인통상 천승을 달성한 조훈현 사범이래 서봉수 사범 이창호 사범, 유창혁 사범이

1000승 고지를 밟았고 일본에서도 그 천승을 달성한 기사가 우리의 조치훈 사범을

포함하여 아홉명이 천승클럽에 가입되었다고 그 의미 두어 크게 치하하고 있습니다. 

프로바둑에서 천승이라는 것은  승리 이전에 그것을 쌓아올린 대국으로 그가 진정한

승부사라는 존경의 의미로 바라 보고 있습니다.

오로바둑에도 회원들의 대국수를 보면 몇 천승을 올린 분들을 보게 됩니다.

그 판 수의 위력 앞에 그 분의 실력을 논하기 전에 대단한 바둑 포스를 느끼게 됩니다.

나는 내가 가진 것이 반토막 삼분지 일 토막 나지 않는 바둑이 좋습니다.

설령 내가 짓고 있는 집이 상대의 묘수로 폭파되거나 다 잡은 돌을 놓아주는 한이 있어도

내가 갖고 있는 바둑에 대한 즐거움이 반토막 날일은 없으니까요.

그렇게 쌓아 올린 천승이라는 의미는 프로 못지않게 우리 아마추어에게도 각별한 것

입니다.  상대가 쌓아올린 천승을 축하해주고 그 승리를 나누는 문화 역시 꼭 필요

합니다. 

냄비처럼 끓어 오르는 코스피 지수 1000이나 환율 1000의 요동에 일희 일비하는 세상은

잠시 접고 지금 바둑을 두고 있는 대국자가 그런 승부사라면 고개 숙여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진정한 즈믄의 환호가  펼쳐졌으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