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과 바둑] 2:1의 법칙

군대입대를 얼마 남겨두고 있던 대학 2학년. 

바둑 동아리에서 강 1급을 두는 동희 선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한가지 조언을 해주었다.

갓 자대 배치를 받고 얼마 안되어서 연대장과 바둑을 두게 되었다고 한다.

연대장의 기력 또한 만만치 않았지만, 학창시절  대마킬러의 명성(?) 대로 상대를 유린한다.

내가 바둑 실력이 강하다 생각했는데  바둑을 지게 되면, 일종의 오기가 생긴다.

연대장은 그 오기가 서서히 발동했다. 화가 난 상대를 이기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다.

결국 내리 세판을 3대 0 으로 연대장을 넉다운 시켰다.

연대장의 얼굴이 심하게 이그러지고 분노가 끓었으라는 것은 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

이후로 선배는 제대할 때까지 바둑판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물건을 파는 영업맨이 상대의 자존심을 슬쩍 건드려서 효과를 보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하지만, 영업활동에 있어서 이런 방법은 오히려 역효과와 치명적인 상처로 돌아온다.

nemesys  단어가 있는데 이기기 쉬운 상대라는 뜻과 복수의 화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기기 쉬운 상대는 자신을 이긴 상대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 까지 내어준 것은 아니다.

나에게 선배가 충고한 것은 그런 경우가 찾아 온다면 " 2대 1의 온화한 바둑을 두라"

라는 것이다.

나역시 자대배치를 받고 얼마안되어서 새로 부임한 중대장과 바둑을 두게 되었다.

그때 과거 선배가 이야기 해준 이야기가 떠오른 것은 나에게는 주지 되어 있는 메시지였다.

초반 전에 중대장의 실력이 나에는 미치지 못한 것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중대장과 보조를 맞추어 그가 원하는 대로 따라가면서 즐거운 바둑을 두었다.

상대가 즐거워하면 적당히 흥분하고 상대가 수를 낼때는 오히려 상대를 도와주며 기분을

맞추어 두었다.

물론 2 대 1 원칙을 지켰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는 나와의 바둑이 항상 아쉬웠다. 그가 2:1로 이길 때도 2:2로 비길 때도 많았지만,

좀처럼 따라 잡히지 않는 나는 그에게는 좋은 호적수였다.

그가 즐거워하는 만큼  휴가 때에도 집으로 연락이 와서 바둑을 두러 영에 들어가는 수고와

나 대신 근무를 서게 되는 고참들의  기합이 뒤따르기는 했지만, 바둑이 즐거운 나는

중대장이 좋아졌고 바둑 두는 것을 말릴 수 없는 고참들은 오히려 내가 바둑을 두고 있는

휴일에는 사역(?)이 없다는 장점으로 나를 격려했다.

더 나아가 내가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중대장은 해군웅변대회 공고가 나자

나에게 원고를 쓰도록 배려했고 그 원고가 등 위안에 들자 자신의 일 처럼  좋아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비록 처음에는 나의 선배에게 배운 바둑 처세술로 상대했던 중대장이었지만, 서로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면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 되었다.

고객과 사랑을 해야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서  고객을 대하는 처세술과 같은

규칙과 원칙은 분명 있어야 한다. 

처음엔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관계였겠지만 적절한 규칙과 원칙은 상호 즐거움의 관계를

형성시킨다.

2대 1의 법칙은 누가 우위에 있는 가를 말하는 법칙이 아니다. 각각 만족하는 만큼의 그 무엇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고객에게 3대 0의 우위를 점하는 관계라면 설사 독과점의 제품이라고 하여도

고객은 분노한다.

반면에 그 반대의 경우라면 기업은 더이상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여력을 상실하게 된다.

고객감동 못지 않게 기업감동 또한 필요한 황금률이 2대 1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