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동전

오랜 동안 동전을 수집하였다.

수집한 동전을 볼 때 마다 느껴지는 희열이 있었다.

세계의 동전들 그리고 우리나라의 옛 동전 그리고 주화.

그 동전이 가치를 발휘할 기회가 왔다.

수집한 동전의 가격이 올랐는냐고 하면 그것은 아니다.

얼마 전 두 아이에 대해서 카운셀링을 한 적이 있다. 

특별히 문제가 있거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은 아니다.

단지, 부모의 기대와 아이들의 희망사이에 소통이라는 주제를 놓고 보았을때 서로의 욕구가

부합하지 않는 부분은 어느 가정에서도 존재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카운셀링에 있어서 한 가지 말보다는 서로의 믿음과 신뢰가 가는 눈 빛이나

이해와 동조의 말 한마디가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아이들이 처음부터 먹고 싶은 것을 말한다. "고기 구워먹고 싶어요"

자신들의 요구를 주저없이 말할 정도이면 이미 나와 아이들과의 신뢰가  이미 형성된 단계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모가 고민한 문제는 그들의 고민이 아님을 알게된다.

그들의 관심사가 부모의 관심사하고도 거리가 멀다는 것을 듣게 된다.

마지막까지 듣고 고기를 먹고나서 마무리는 냉면이라고 외치니 아이들의 입에서는 "짱이에요"

그리고 하겐더즈 아이스크림 하나씩 들려진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단순히 먹을 것으로 환심을 샀는가 이야기 한다면, 과정 한가지가 빠져있다.

내가 고이 간직하던 동전 중에 두개를  가지고 와서 그 동전에 마력을 불어 넣어 주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동전이 아니라서 자체로도 신기하겠지만, 의미를 주었다.

"마흔살까지는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동전이다."

"그저 간절히 소망하고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으렴."

"하지만, 시험을 잘보게 해달라는 소원은 하지말아. 그런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아"

"마흔살이 넘으면 가장 주고 싶은 사람에게 내가 한 이야기와 더불어 동전을 전해주렴"

두 아이가 신기한듯 동전을 만지던 기억이 기억 속에 사라지듯 여러 달이 지났다.

문뜩 전화가 왔다.  "그 동전 행운의 동전이 맞아요"

"저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나가게 되었어요."

무척이나 가고 싶었었나보다. 그런 마음을 그 동전에 얼마나 기원했을까하는 생각에 살짝

미소가 지어진다.

이어진 동생의 푸념 "그거 행운의 동전 아니에요...."

내 한마디 " 시험 성적 올려달라고 빌지 말랬지? "

"ㅠ.ㅠ..."

아무튼  내가 보기에 나만  좋았던 동전 두개는 내가 아닌 두 아이에게 행운의 동전이 되었다.

동전으로서도 행복한 일이고 그것을 믿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또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나에게도 행복한 일이다.

덕분에 힘들어진 것은 행운의 동전의 뒷심이 되어 줄 부모이겠지만, 공동의 목표를 하나

더 얻게 된 것은 어찌보면 부모로서도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