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의 글에서 바둑은 자신 밖으로 나가는 준비로 자아의 문을 연다고 하였다.

두번째 바둑은 자신과 상대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태어나면서 우는 아이를 볼때 세상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이치를 깨닫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이 자신 만을 위해 젖을 주고 사랑을 주는 엄마와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데

상당한 부대낌을 체험하게 된다.

이 체험은 상당한 고통을 가져오곤 한다.  내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들어주던 시기를 벗어나는 것은

마치 지구를 떠나는 우주선에 비유한다. 우주선 스스로 의지있는 힘을 비축하고 있지 않는한

지구를 떠날 수 없고 내안에 세계에 갖혀 살 수 밖에 없게 된다.

바둑은  닫힌 마음을 열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게 하는 연습을 반복하게 함으로써

내가 아닌 상대와 자연스러운 만남과 그 충격으로 인한 고통을 완충하게 한다.

내가 하고 싶은데로 바둑을 둘 수 없고 또 상대를 인식하지 않는한 한판의 바둑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네잎 클로버를 찾다 우연히 발견한 두잎클로버

- 네잎의 행운도 세잎 행복도 아닌 이 불완전한

  클로버가  당당히 성장했다. 얼마나 짠하던지....

나와 다른 상대.

나와 상대의 생각이 충돌할 때 마다 나는 수 많은 길 중에 하나의  길을 찾고 그 길에 도전하게 한다.

비가오면 비를 피하고 바람이 불면 옷을 여미는 것은 본능이다. 그것은 자연을 내안에

수긍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이 아니라 몸에서 반사적으로 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돛단배로 바다를 항해하는 것은 반사적인 것이 아니라 바다와 바람에 대한 이해를 통해

후천적으로 체득된 배움의 결과이다.  사회 생활 역시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하는 공존의 세계에 나를 현명하게 조화시켜야 한다.

즉,  사회와 사회의 구성원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나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내가 마주한 바둑 상대는 그 선택을 위한 첫 시련이고 그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그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없으면 스스로를 사회에서 소유할 수 없다.

울고 화내고 폭력을 휘둘러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더 큰 좌절과 고통뿐인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바둑의 결과라고 믿는 이기고 지는 승부는 감성바둑 배움의 결과가 아니다.

감성적인 접근의 바둑을 통해 기업에서 직원들에게 적용하는 애니어그램이나 MBTI 보다 훌륭한 

스스로의 척도를 갖게 함으로서 사회와 구성원을 이해하게 하는 힘을 키워주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중학교 3학년 D양 이 드디어 9줄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다솔 양이 첫점에 둔 수는 3.3 이다.

삼삼하다는 뜻은 "사물이나 사람의 생김새가 마음이 끌리게 그럴듯하다." 라는 의미가 있다.

집을 짓는데 실속있는 착점이다라고 설명했었다.

굳힘과 벌림이 D양의 내실을 굳히고 D양의 가능성을 열어주리라..

미래를 보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날 펼친 세번째 그림

놓아진 돌들이 웃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