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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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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어 바깥밥을 먹기 시작하면서 음식의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니, 같은 음식이라도 식당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그전까지는 늘 집밥만 먹다보니 밥이면 다 같은 밥인줄 안 것입니다. 그렇게 식당에서 제일 처음 먹게 된 음식이 볶은밥이었습니다. 대학생활에서 식당이라고 해봐야 학교주변의 분식집과 중국집이 다인 세계였지만 처음 먹게 된 볶은밥은 너무 맛있었습니다. 고소하게 볶은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것도 맛있었고 볶은밥과 같이 주는 케찹을 뿌린 양배추 채도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볶은 밥의 짜장도 맛이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입에 짝짝 붙었습니다. 그 맛에 어느 식당을 가든 제일 처음 가는 식당에서는 늘 볶은밥을 시켜먹었고 그 볶은밥은 식당의 음식맛의 수준을 가늠하는 내 나름대로의 기준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은 비가옵니다. 올해 첫 장마 비를 보면서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지하철역 주변에 보이는 분식집이 있어서 이리 들어온 것입니다. "밀면"을 시킵니다. 부산에 살면서 제대로 밀면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이제 먹어보려는 것입니다. 밀면이 맛있기는한데 무슨 맛으로 먹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해안지방이 아닌 내륙지방사람이 평생을 먹어도 회맛을 잘 모르듯이 말입니다 맛은 있는데 어린시절부터 먹은 맛이 아니라서 그런지 냉면도 아닌 것이 국수도 아닌 것이 맛은 있는데 그맛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잘먹으면서도 무슨 맛인지 모른다는 말인데 그런 경험입니다.
갑자기 바둑이 떠오릅니다. 바둑과 늘 가까이 있지만, 지금 먹는 밀면 맛처럼 정작 바둑의 맛을 제대로 알고는 있는 것일까하는 생각입니다.
과연 제대로된 바둑 맛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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