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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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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칠하고 싶은데 칠칠맞지 못한 나.
오로대국실에 들어가면 주로 프로들의 실전대국을 구경하거나 몇몇 지인들과 한 두판의 바둑을 두고 나오는 것이 고작인 것이 실력도 실력이지만 바둑 두는 과정에서 단수도 깜빡하고 지나칠 정도로 칠칠맞지 못하기 때문에 바둑두자고 하면 도망다니는 편이다.
친구 중에 인터넷에서 바둑 4단을 놓는 친구가 있다. 그는 인터넷 바둑이 생겼을 때 부터 4단이다. 모르는 사람은 실력이 꾸준한가 보다 생각하기 쉽지만, 가입할때 4단으로 입력하고 바둑 몇판을 두다 계속 패해서 강단에 임박하자 마치 뚱뚱한 내가 저울에 몸무게 달기와 거울보기를 포기한 것과 같이 바둑두기를 멈추었다. 그리고는 여지껏 자기는 4단이라고 우긴다. 유유상종이라고 했던가 나와 아주 흡사한 도망자 4단이다.
'칠칠맞다' 는 말은 주접이 들지 않고 깨끗하고 단정하다는 '칠칠하다' 는 것을 속되게 말하는 말이다. 원래는 '칠칠맞지 못하다' '칠칠하지 못하다' 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운데 '칠칠하다'와 '칠칠맞다'가 못하다, 않다 등의 부정어들과 어울려 놀다보니 의미가 같아졌다. 단어도 부정적인 애들하고 어울리면 좋은 뜻을 가진 단어도 변질 되는 현장이다.
그래서 단수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칠칠맞지 못한 바둑실력이라도 도망다니지 말고 바둑을 두어야 겠다 싶어서 "작은시집" 님과 한수 했다. 사실 겉으로는 손아래 사람이 손윗 사람을 사랑하는 '치사랑' 하듯 두는 대국이었지만, 속으로는 바둑에 이겨서 나의 기를 한껏 치켜세우려는 얄팍한 '치살리기' 였다. 자세가 자세였던지 지도대국으로 두기 시작했는데 지도당했다.
역시 나는 칠칠하려면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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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5
술익는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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