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보는 바둑의 세계화

                                                                                                       저니

앨런 그린스펀 (Alan Greenspan)은 18년 6개월 동안 (1987-2006)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FRB)의장이었다. 그는 오일쇼크와 9.11 테러의 충격을 벗어나 고성장, 저물가, 저실업의

신화를 일구어 미국 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위대한 경제대통령으로 칭송 받다가 최근 빚어진

 전세계 금융위기에 주택담보대출과 연계해 판매한 상품을 제대로 규제하지 않은 정책적

실패가 그의 책임이라고 신랄하게 비판당하고 있다.

과거 그린스펀의 말은 마치 이창호 국수가 하는 말처럼  그 뜻을  해석하기 위해 세계가 귀를

기울였지만,  지금 그는 청문회에서 그가 처리한 과거 정책들을 해명하기 급급해 하고있다.

더불어 과거 그의 정책에 반대한거나 저지할수 있었던 사람들의 과거 어록이 부각되면서 불과

2 년전 까지 경제대통령으로 칭송하던 사람들 마저도  마녀사냥하는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 드러난 그리스펀의 정책적 오류와 독단으로 인한 파장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

거리고는 있지만, 어느 일개 한사람의 책임으로 전가하기엔 18년간 그와 함께한 미국 재무부의

많은 관료들과 규제기관들의 책임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모습과도 같아보인다.

하지만, 다른 각도로 보면 미스터 오라클(신의사제)라고 불리우며 대단한 권력을 휘둘렀던

그리스펀의 판을 짜는 능력은  탁월하다. 주도 면밀한 분석 능력, 예리한 형세 판단,

유연한 사고,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감각으로 파생상품을 규제하는 기관들을 무력화 시켰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그의 재임기간동안  미국 경제는 크고 작은 위기에서도 호황을 누렸고

미국은 이번 금융위기로 재앙자본주의라고 불리는 소수 권력집단에게 더 큰 이익을 주면서

새판을 짜게되는  기회로 활용되는 현실을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의도되지 않은

위기마저도 미국은 자신의 기회로 소유한 것이 아닌가?

세계바둑시장의 판세를  우리는 우리나라의 프로기사의 승부의 결과에 따라  세계 최강인가를

연연해 하지 않았는가 자성해본다.  미국의 바둑시장 조차 바둑 시스템은 일본이 소유하고 

바둑대회의 운영은 중국인들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기사들이 세계바둑 대회를 몇 개를

휩쓸어서 몇프로를 점유하고 있는가가 과연 큰 의미인가?

바둑인으로서 축하와 위로를 남기는 것을 넘어서서 상대국가를 비하하거나 자국의 기사를

몰아 붙이는 냉소적인 글을 쓰고 그런 냉소적인 글들을 번역해서 상대의 슬픔을 불구경하듯

즐기는 모습보다 새판을 짜내는 기회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보다 현명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이나 일본 기사의 승리 그리고 우리기사의 패배 마저도 진정 소유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삼성전자의 음식문화와 결합한 문화마케팅으로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이루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문화의 전달이 기업의 수익이 되고 이익창출의 창구가 되듯 우리의 바둑문화는

세계의 언어로 번역되어서 전파되어야 한다. 승리의 기쁨 뿐만 아니라 패배의 아픔 그리고

타국의 기사의 승리도 우리의 승리로 받아들여 상대에게 기쁘게 돌려 주어야 한다.

일본이 바둑시스템을 그리고 중국이 그 운영으로 전세계에 바둑을 전파하고 있다면 우린 

우리가 가진 포용력으로 흡수해야 한다. 금융스나미의 위기마저도  기회가 되는 것을 보면서

세계의 반응을 우리나라로 번역하고 기사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좋은 글과

표현을 세계로 전달하는 것은 더더욱 중요하다.  우리가 소유해야하는 것은 승리라는 달콤한

결과보다 모든 승부를 우리의 바둑문화로 흡수하는 것이고 그것을  다시 세계로 펼치는 시스템

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