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실의 대국을 보면서 그런 생각해본 적 없습니까?

"바둑판을 참 넓게 사용한다"

축구경기에서나 나올법한 말이지만 저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고수들은 참 바둑판을 넓게 보고 각변의 돌들을 유기적으로 이용한다는 느낌입니다.

아직 저는 귀는 귀대로 변은 변대로 따로 놀분만 아니라

귀나 변을 보고 있으면 다른 쪽을 보지 못하는 시선쏠림현상이 있는데 말입니다.

문제가 된 쪽을 해결하지 못하는 눈도 손도 바둑돌도 그곳에서 못 벗어나는 것이지요

너무나 바둑판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축구경기의 현란한 드리볼을

보듯한 고수들의 바둑을 보면서 그동안 한참이나 스스로의 바둑에 질려서

거두었던 바둑돌을 다시 만져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제 바둑을 두고 싶은 마음이 봄날 아지랭이처럼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바둑에서 심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바둑에서 심판은 어떤 의미일까? 그냥 궁금해서 생각해봅니다.

바둑에서 심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바둑이 스포츠화되면서 스포츠의 개념을

가져다 보기 시작하면서 생긴 것 같습니다. 다른 개념, 다른 잣대로 보다보니

그동안의 바둑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바둑에도 엄연히 서로 다른 룰이 있다보니 대국자들이 다른 룰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보완해야되는 문제도 있고 말입니다.

그리고 대국자들도 대국이 끝이 난후, 심판이 계가를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대국이 끝이 나고 심판이 명확하게 선언해주는 것이

스포츠의 측면에서는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바둑의 특성을 감안해서 생각해봅니다.

그동안 수천년동안 왜 바둑에는 심판이 없었을까?

너무나 간단한 룰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대국자간에 분쟁이 생길 소지가 없었기때문이 아닐가요?

물론 동네바둑에서는 심판이 필요합니다. 서로 모르는 점이 있다보니...

프로들의 바둑에는 잘잘못을 따지는 심판은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 엄격하게 대국룰은 지켜지도록 해야겠지요.

특히, 초읽기의 문제에서 말입니다.

초읽기때문에 심판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정확하게 초를 읽는 방법만 보완하면 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바둑대회에서 문제가 생기면 주최측에서 결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좀더 활성화하면 어떨까요?

대국마다 심판이 있을 필요는 없으며

5개, 10개 대국마다 한명정도의 심판(주심)이 관리를 하는 정도로 말입니다.

초읽기는 부심정도의 자격으로 말입니다.

심판이라고 따로 자격을 부여하기 보다는 그냥 기원 규정으로

9단이상(또는 입단 10년이상)은 국제대회 심판 자격을

7단이상(또는 입단 5년이상)은 국내대회 심판자격을 

5단이상(또는 입단 3년이상)은 아마대회 심판자격을 부여하는 식으로

활용하면 연륜있는 기사들에게 명예롭기도 할 것 같습니다.

다른 스포츠의 심판제도를 따라가기보다는

좀더 창조적인 심판제도를 개발하고 운영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국제대회에서도 미리 심판진을 구성해서 공표한다면

대회의 형식적 수준도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