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종종 쓰는 말 중에 <호구>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동안 추측하기를 虎口.. 즉 호랑이 입에 가까이 있다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는 것이라

그만큼 <어리숙한 사람>이나 <바보 같은>사람을 빗대어서 만든 新造語로 알고 있었죠.

그런데 포털에서 찾아 보니 어떤 개인의 해석이 있어서 읽어 보니..

호구는 <어리숙한 사람을 일컫는 경상도 말>이라고 하더군요.

이 해석이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호구라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게임>을 하는 곳에서 호구같은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기원에 거의 다니지 않지만.. 어느 기원에서든지 호구로 인정받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경험상으로는 포커판이나.. 당구장에서.. 호구는 항상 있더군요.

호구들의 특징은 이기는 것보다 지는게 많다는 것..

거기에 내기가 걸려 있다면 돈을 따기보다는 잃는 횟수가 많다는 것이죠.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주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호구라고 보는 특정인..

그 사람 스스로는 호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게임에 지거나 돈을 잃은 것이 실력이 부족한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듯 합니다.

어떤 면에서 <호구>들은 자기 자신을 모른다는게 가장 큰 공통점입니다. 

지는 확률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호구>들은 계속해서 게임을 하려고 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호구인 사람에 대고 직접적으로 <너는 호구야..>라고 말해 주지 않고

도리어 실력이 있는데 운이 안 따라주는 것처럼.. 거짓으로 말해 주지요.

모든 사람이 다 <너는 호구야>라고 말해서.. 막말로 <거저먹는 손님> 놓치는 일은 안하니까요.

내가 다니는 당구장에 호구같은 사람이 한명 있습니다.

나보다 나이는 조금 아래이고 당구 실력도 하수급인 3쿠션 150 을 놓고 있는 사람인데..

처음보다는 그래도 당구 실력이 많이 늘었지만.. 나를 포함한 이 당구장의 단골들은 거의

소금도 그냥 소금이 아니라 돌소금같은 실력들이라.. 그 사람은 막말로 <밥>이죠.

그래도 당구가 좋은지 일주일에 4~5일은 당구를 칩니다.

어떤 때는 이기는 것이 더 많은 날도 있습니다만.. 아뭏든 그 사람은 한달에 당구 게임비로

수십만원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당구장 단골들 대부분이 그 사람 앞에서는 <칭찬>만 해 줍니다.

예를 들어 너무 잘 친다.. 이제 다마 수 올릴 때가 됐다.. 무섭다.. 겁난다..등등

내가 보기에 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정말인 양 믿는 것 같습니다.

처음엔 조용히 치던 사람이 자신의 실력이 정말 좋은걸로 착각하고 있는지..

이제는 말도 많이 하면서 당구를 칩니다.

그 사람에게 현실을 말해 주고 싶은 생각이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말해 주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은데.. 그동안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보건데

그런 말을 했다가는 도리어 내가 뭘 모르는 놈이 되거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짓이

될 거 같아서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습니다.

과다한 당구비 지출이 아깝다고 느낄 때.. 스스로 그동안 <호구>짓을 했다는 것을

깨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호구>짓을 하는 사람 자체가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게 제일 큰 문제이지만..

주위 사람들이 얘기를 안 해 주고 도리어 거짓 칭찬을 해 주는 것도 문제입니다.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얄밉고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어떤 <호구>짓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호구>에게 <잘 하고 있다.. 좋다>라고

거짓 칭찬이나 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