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명인에게>

얼마나 마음이 상하셨습니까...

지금 많이 괴로우시리라 생각됩니다.

저역시 요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이처럼 분개했던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이메일을 보내드리고 싶었으나 찾지못해 여기에 대신 씁니다.

앞으로는 일정이 좀 한가로울듯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제가 있는곳에 오셔서 좀 쉬시다 가시면 어떨까 해서요.  제가 사는곳은 미국동부 버지니아 란 주에 있는  유명한 휴양지 입니다. 우선은 다 잊고 오셔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 하고 가시면 좋을듯 합니다.

혼자 오시면 저희 집에 머무셔도 좋고, 가족이 함께오시면 경치좋은 호텔을 예약해 두겠습니다.
일주일도 좋고, 한달도 좋습니다.   (경비는 신경 않쓰셔도 되구요...)

저희집 뒷마당이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데 요즘 낚시가 잘됩니다.  민어과의 (Red Drum) 고기도 나오고, 뱀장어, 홍어 를 비롯해 맛이 기가막힌 꽃게 (blue crab) 도 나옵니다.

좋은 골프장도 많고 나무가 많아 공기도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그리고 와서 한번 보시고 마음에 들면 이곳에 오셔서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각종 세계기전에서 뛰는것도 그리 나쁜 방법은 아닐듯 합니다. (물론 중국리그도 계속 참가 하시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미국이야말로 님의 창의적이고 개성있는 스타일과 잘 어울릴수 있는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프로 열명이 오는것 보다 님 한분만 오신다면 미국은 당장이라도 동양 3국이 무시못할 세계 바둑 강국으로 발돋움 할수있을것입니다. 

오셔서  이곳 미개한 미국인들의 정신문화 개선에 앞장서주시는것도 보람있는 삶이 될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 미국과 유럽의 대학교와 지식인들 사이에서 서양장기에 비교할수없는 높은 차원의 바둑 에 매료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만일 님께서 오신다면 미주 바둑발전에 기폭제 역활을 하게되어 미국과 유럽 바둑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수 있을것을 확신 합니다.

한국의 바둑인구는 점점 줄고있습니다.  앞으로 바둑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방법중 하나는 아직 미개척지인 미국과 유럽에서 바둑에 대한 열기를 높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우선은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 전환겸 해서 한번 방문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세옹지마라고 하지 않습니까... 어떤게 더 좋은일이었는지는 지나고 봐야 알수 있는듯 합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편한마음으로 원기를 회복하는게 우선일듯 합니다. 

언젠가는 한국이나 동양만이 아닌 세계의 제일인자로서 거듭나게 되실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만 줄입니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제 이멜주소입니다. (jonk78@gmail.com)

==================

<진정한 승부사라면...>

검객에게 있어 승부란 죽음 아니면 삶, 둘중에 하나일뿐이다.

상대의 목을 치지 못하면 나의 목을 내놓아야하는것이다.

프로바둑도 역시 냉혹한 승부의 세계인 것이다.

초일류 프로선수에게 있어서 엄밀한 의미의 "바둑 동료" 란 있을수 없다.
모든 프로 선수들에게 있어서  일인자란 그들이 넘어야할 산이고 침몰시켜야할 적함인것이다.

생명이 걸린 싸움을 싸우는 승부사에게 고매한 인격, 품위있는 언행 따위를 요구하는 자는 승부사가 무엇인지 프로가 무엇인지 그 본질조차 모르는 자의 잠꼬대일 뿐이다.

스승을 대신하여 혼인보 죠와와 바둑 대결을 벌였던 아카보시 인테츠는 나흘간에 걸쳐 옷에 오줌을 싸는지도 모를정도로 피말리는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결과는 인테츠의 패배였으며 그는 바둑판위에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승부사에게 바둑이란  곧 삶과 죽음과도 같은것이다.

승부사에게 상대방은 나의 바둑 동료가 아니라 내가 쓰러트려야할 적군이란 말이다.

(그리고 일본 바둑의 예와 도를 강조하는분들께 - 그당시 바둑  일인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권모술수와 더러운 정치공작을 했는지 한번 토혈대국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로 -고대설화- 에 가셔도  읽으실수 있습니다.)

조국수가 황제로 군림하던 시절 그는 도전하는 무수한 승부사들을 무참히 짓밟았다. 
한국에서 열리는 모든기전 전체를 싹쓸이 한적이 몇번이던가...
그러나 아무도 그를 조남철 선생이 닦아놓은 터위에서 이기적으로 열매를 혼자서만 따먹는다고 욕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게 승부의 세계이고 당연한 일이니까...

서명인과 조국수가 동료인가?  물론 같은 기원에 소속되어있으니 겉으로는 동료라 할수있겠지만  실상은 바둑판 위에서 불꽃튀는 전투를 벌였던 앙숙 이었고, 심지어는 바둑판 밖에서 만나도 그들 사이에는 차가운 냉기가 항상 감돌았었다.

승부사들이여, 프로면 프로답게 싸우라.

일인자가 건방지게 보이는가?   눈에 거슬리고  아니꼽던가? 
우리는 굶고 있는데 혼자만 다 먹고 부스러기도 나누어 줄생각을 하지 않던가?

분하거든 이를 악물고 칼을 갈라

중국선수들 처럼 주말을 반납하고 다들모여 일인자의 약점이 무엇인지, 헛점이 무엇인지 밤을 새우며 공부하라

일인자가 될때까지 곰의 쓸개를 핥으며 (흠,  요즘 이건 돈이 너무 많이 드나...)
나무단 위에서 자면서 내공을 쌓고 검술을 연마 하라.

그래서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펼치고 멋진 검술로 일인자를 날려 보내라.

그러면 우리 팬들은 그대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낼것이다.

그러나 장외로 끌어내 몰매준다면 이는 검객으로서 비.겁.한. 짓이 아니겠는가...?

정정당당하게, 바둑판위에서 진검 승부를 펼치라,

실력으로 그 건방진 일인자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라 !

"강한자가 이기는것이 아니라 이긴자가 강한것이다"  - 기타니 미노루
(오청원과 십번기에서 패배한후..)

"강한놈이 이기게 되어 있는것이야" - 조 훈현
(일본이 세계대회에서 참패한후 시간이 짧아서 졌다고 변명하는 이야기를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