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선비만석

  요즈음 우리 고장에는 오징어잡이가 한창 시작되었다. 밤에는 오징어잡이 배가 대낯 처럼 불을 밝힌다. 바다는 마치 휘황찬란한 도시처럼 불야성이 된다. 오징어가 야행성에다 불빛을 보고 몰려들기 때문이다. 오징어는 아시다 시피 연체 동물이다. 그리고 육식성이다. 성질은 더럽게 급하고 적을 만나면 오징어는 먹물을 뿌리고 달아난다. 오징어 나는 계절은 꽁치도 덩달아 난다. 꽁치는 오징어의 먹이감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나작 모임을 할 걸 그랬나 보다. 꽁치를 굵은 소금을 뿌려서 구워 먹는 그 맛을 이곳 아니면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나오는 꽁치요리는 대개는 기름에 튀긴 것이다. 그러니 소금을 휙 뿌려서 간이 알 �О� 배인 소금구이의 맛을 아는 우리야 식당에서 튀긴 꽁치의 맛이 있을리 없다. 요즘 오징어는 좀 작은 편이다 여름이 될 수록 오징어가 성어가 되므로 요즘 오징어가 회로는 제격이다. 

  현충일인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묵은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나니 허출하다. 내일 막내 딸애가 사윗감을 인사 시키러 온다니 뭔가를 사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꽁치를 사러 항구로 슬슬 나갔다. 마침 항구에 초등학교 동창이 부두노조에서 근무하는 녀석이 있어 꽁치를 좀 사놓으라고 부탁을 하였다. 60마리 한 상자에 오천 원이니 한 마리로 치면 백 원도 안 된다. 기름값은 어처구니없게 비싼데 목숨 걸고 바다에 나가서 꽁치를 잡아봐야 정유회사 좋은 일만 시키는 셈이다.

  오징어잡이도 마찬가지다. 하니 어쩌랴 그나마 라도 해야 돈이 생기니 놀 수도 없고 밤마다 오징어잡이를 하러  바다로 나가는 어부들의 얼굴이 더욱 초라해 보인다. 이쯤에서 무능한 정부를 욕이라도 하고 싶지만 욕도 할만한 사람에게 해야지 욕해도 모르는 한심한 사람들에게 욕하면 무엇 하리.......귓구멍을 아예 막아버린 사람들에게 욕해봐야 들리기나 하겠느냐.....아 내 입이 더러워질 테니 참고 말자.

  어찌 되었거나 꽁치를 사러 나갔다가 오징어잡이 배가 들어왔기에 어촌계장에게 오징어 몇 마리를 얻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살아서 펄떡 기리는 오징어는 비명을 지른다. 찍찍.....살려 달라는 외마디 비명소리를 못 들은 척 한다. 거참 쥐 박이 라고 불리는 사람도 이런 소리를 낼라나?  

  능숙하지는 못하지만 오징어의 배를 가르고 오징어 창자를 떼어내고 눈을 제거하고 주둥이도 제거하고 오징어를 썰기 위한 작업을 하기 전에 오로의 애기가 들에게 오징어 구경이라도 시켜줄 요량으로  사진은 딱 두 컷을 찍었다. 그리고는 아침밥을 지어서 오징어와 함께 먹는 꿀맛 같은 아침식사.........오래 만에 배터지게 먹고 나니 뭐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으려고........

 (배 가른 오징어....오늘 내 먹이감이닷...ㅎㅎㅎ)

  (작년에 명태축제 때 찍은 사진은 덤 입니다.  털게, 대게. 골뱅이, 문어등) 으휴 안주감이 그득한디

이걸 보면 술 좋아하는 우리 나작 동호인들 술생각이 날터인디.....ㅎㅎㅎ 주말에 휘익 내려 오시면

오징어 회와 꽁치는 실컷 드실수 있는데...기름값이 비싸서리..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