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발길더딘 가을날.

무작정 차를 몰고 나선길에 드문드문 보이는 코스모스 손길에 밀려
나도 모르게 끝없는 들길이 펼쳐진 고속도로로 나서 버렸다.

어디로 갈까...?

그래...!! 때아니게 떠오르는 밀양 얼음골로 가보자.

그저 허한 마음을 가까운 팔공산을 거닐까 한것이 내일을 위해
차를 닦아놓고 나선다는게 그대로 달려 버린것이다.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 내인생도 이렇듯 거침없이 달릴수는 없을까.?
하하하 ^^ 아니지.
멋대로 달리게만 닦아논 길이 아니지...^^
인생과 같이 달리되 도리가 있지.  권리와 의무가 항상 같이 하는것.

나의 질주는 택시를 시작한 20여년전에 벌써 접었으니까.
꿈과 이상은 그때 이미 종이학처럼 접어두고...지금껏 몸만 달려 왔었지.
그나마 이렇게 글이랍시고 올린다는게 또다른 종이학 접는 마음 이랄까...!

나에게 꿈이 있었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었지
하지만 그것이 다행으로 변한 지금은
종이학이 되어 유리병 속에서만 꿈을 꾼다오.

고속도로를 벗어나 다시 들길을 따라 가다보니 낯설지가 않다.

아...! 표충사 가는길이었지 그때 고생을 너무해서 평생 잊지못하는길.
그런대 일년이 채 되지 않아서 벌써 새로우니...
바쁜것 없이 느긋하게 창밖을 응시하며 달리다보니 뭔가 섬��한게 지나간다.
시커먼게 도로가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이동단속 경찰관.^^

한층 여유로와진 마음에 더욱 느긋하게 차를 몰았다.

내차 옆을 스치고 질주하는 차들...외제차. 그렇겠지!!...트럭.음...요새 차 잘나오지.
허거걱...!!! 티코까증.^^;  명색이 그랜져가...
아예 담배를 한대 피워물고 음악 볼륨을 높여 버린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활짝 열었다
아...! 싱그런 냄새가...도로가에 제초작업을 하여 풀냄새가 더욱 진하게 다가온다.

손을 내밀어 바람을 한우큼 쥐어본다. " 열심히(?) 일한 선달이 떠났다...^^;

얼음골 가기전에 어느마을인지...? 벌써 마을 이름과 학교이름 가물 거린다

산내면...무슨 명..초등학교 였는데...

그냥 시끄러운 마이크 소리에 차를 세우고 들어 가보았기에 메모도 안하고
쓸쓸한 운동회 풍경 몇장면을 담아 보았다.

▲ 보이는 학생들이 전교생이다...^^;

▲ 즐겁게 하는것인지 땡볕에 고생 시키는 것인지... 무심한 나무그늘의 사람들.

▲ 그래도 최선을...돼지 저금통 굴리기...^^

사회자의 분위기 살리기 작전은 악전고투요. 처절하게 느껴졌다.

관중은 없고 전교생이 30여명으로 보이고 그나마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경로잔치로..
칠~팔순 노인네와 무엇을 할것인가...?

그옛날 우리기억의 운동회.

아침일찍 손을 호호불며 반바지 반팔 운동복으로 하얀 운동화를 신고 나비처럼 날아서
운동장으로 달려가면..벌써부터 자리싸움하는 번데기. 솜사탕. 풍선. 한쪽에 또뽑기.
그리고 지지고 붙이고...빠질수없는 막걸리 자판...만국기가 온 운동장을 덮고있는...
그런것들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사진 몇장 담으려 운동장으로 들어가니 모두 의외인듯 쳐다본다...^^
내가 오로나작의 기행문 기자로 보이는가...? ㅋㅋㅋ

쓸쓸한 가을날 . 또다른 빈자리를 보았을 뿐이다.

얼음골로 가는길 .

난생 처음으로 답사하는길에 이게 뭔가...? 가는길의 모든 상가가 폐허와 되었다
음식점...노래방..모텔. 그리고 버려둔지 오래된 빈집들...
상가마저 잡초가 무성하고 한눈에도 온기가 없는게...에닐곱 건너 한집정도 불이 보인다.
천연 기념물인걸로 아는데 얼음골 가는길은 마치 폐광촌 같았다.
주차장에도 차는 한대도 없었고 대여섯군데의 음식점 중에 한군데만 문이 열렸다.

얼음골에 올라보니 그이유를 알수 있었다.

얼음은 없고 돌무덤만 있는곳에 얼음골 안내 표시와 보호망...이런곳을 입장료 천원을...
우리의 졸속 행정과 무책임한 관리. 뭐 이쁜 소리 나오지 않을것 같아서 ...

▲ 얼음골 가는 길목의 천황사

▲ 이다리를 건너가면 얼음골로 오른다.

▲ 얼음골 가는길...지난 산사길(표충사)에서 소개 못해서 왔는데...

▲ 돌무덤을 보호하는 쇠창살만 ...

왠지 쓸쓸한 길에 그래도 딱 한가지 위안은 있었다.
우연히 찝어서 들어간 시골밥상집. 이집은 음식이 맛깔스럽고 분위기도 좋았다
선달이가 추가밥을 먹었으니...^^

그나마 밥은 맛있는 집에서 먹고 왔으니 반분은 풀리는셈.

돌아 오다가 마지막 쓸쓸함에 실소가...

오는길에 보았던 이동 카메라 아저씨가 아직도 그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해도 뉘역뉘역 기우는데..
아예 도시락 싸들고 왔나보다. 지나온 상가보다 여기가 길목도 좋고 수입도....

나라를 위해 민중의 지팡이가...넘 궁상맞게...수고 하시오.! 나. 갈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