幸運 :(이게 웬 떡이람)Ⅰ

선비만석

  일년에 한번씩 열리는 바둑대회가 시작한지 어느새 7회 대회 작년에 우리는 4강까지 올라갔으나 결승엔 나의 덤벙 실수로 올라가지 못하였다. 이번에 5월이 마지막 가는 30일과 31일에 정선에서 바둑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우리 팀은 A. B 조로 나누어서 10명이 대회에 참가하기로 하고 정선으로 향했다. 정선 아리랑의 고향 정선은 강원도에서도 아주 산골이긴 하지만, 석탄산업이 폐쇄된 후로 특별법에 의하여,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카지노가 생겼고, 거기에다가 하이랜드 골프장, 스키장등이 들어서서 4계절 내내 관광객이 오는 곳이다.

  바다가 훤히 눈앞에 보이는 탁 트인 고장에서, 이 나이 먹도록 살다가 첩첩산중인 정선을 처음으로 가보니, 바둑대회는 둘째 문제고 우선 여행의 기분이 났으나, 봉고차에 실려서 불편하게 가는 바람에 에혀.............엉덩이는 배기고 결국 잠을 청하여 눈을 감는다.

  정선까지 세 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서 바둑대회가 열리는 하이원 리조트에 도착하여 숙소를 정하고 짐을 내려놓은 후 개회식장인 중앙 홀에 들어섰다. 이미 많은 선수들이 참가하여 여기저기서 아는 사람들과 오랜만의 조우에 대하여 반가이 인사를 하고 악수를 하며 서로의 근황을 묻고 답하는데 인간사란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업 되는 것이다.  

  선수등록을 하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안녕하셨어요? 어서 오세요.”

얼굴을 들어 말을 건 친구를 바라보니 헉......작년에 4강전에서 다 죽은 대마를 두고도 던지지 않고 나의 실수를 기다린 지독한 녀석이 아니던가. 하지만 반가움이 앞선다. 기분좋게 악수를 하고 잘 지냈느냐는 말로 반가움을 대신한다.

  개회식장 겸 환영식장에 들어서서 좌석을 정하여 자리를 잡고 앉았다. 조금 있으니 사회자가 한마디 안내를 한다.

  “시. 군에서 오신 선수단은 모두 입장하셔서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밖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사람들이 우르르 대회장으로 몰려 들어온다. 그런 와중에 들어오는 사람들 사이에 낮 익은 사람들이 들어온다.

  앗!!........프로기사다.   서 능욱 9단, 조 대현9단, 허 장회9단, 그리고 낮 익은 두 사람이 들어오는데 도저히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내빈석에 안내되어 프로기사들이 자리에 착석을 하자 바로 개회식이 진행된다.  개회사에 이어 국기에 대한 경례...........(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 합니다.) 요즈음은 몸과 마음을 바쳐는 빠졌다.

  행운이다. 프로기사를 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서 능욱 사범님은 거의 8년 만에 뵙게 되어 가슴이 흥분으로 두근거린다. 1회 대회 때 석 점을 접고 지도대국을 받은 적이 있는데....... 나는 전투적인 기풍이라 난전으로 임하다가, 서 사범님의 대마를 하나 잡았는데, 그것보다 더 큰 내대마를 상납하고는 무참히 항서를 썼었다. 프로 사범님을 이기겠다는 불손한? 생각을 가지고, 마구잡이로 두었던 지난 기억이 떠올라 혼자 웃어본다.

  식이 진행되고 정선아리랑을 열창하는, 정선군의 대표적인 아리랑공연 팀의 공연은, 나의 가슴에 정선 아리랑의 애절함을 한가득 심어 주었다. 정선아리랑이 끝날 무렵 나는 사전에 준비해간 1981년도 서 능욱 사범님이 대국한, 기보가 실린 바둑 지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환갑이 다 되어가지만 가슴은 아직 청춘인지, 서 능욱 사범의 사인을 받고 싶어서 미리 준비해 간 것이긴 하지만, 용기를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남들이 [저 자식 저거 어린애처럼........] 이렇게 쑥덕대는 것 같아 뒤통수가 근질거렸지만 나는 결국 서 능욱 사범님이 계신 곳으로 가서는 실례를 무릅쓰고 인사를 건넸다.

  “서 능욱 사범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춘천에서 뵙고 거의 십년 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서 능욱 사범님은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환한 웃음으로 나를 반기시며 악수를 청하신다.

  “그런가요. 반갑습니다.”

  나를 알아보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 저....사범님 사인 좀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81년도 바둑지인데요 사범님이 대국하신 것이 실린 것이라서 제가 가지고 왔습니다.”

  하고 말씀을 드리고는 바둑 지를 내밀고 사인펜을 드렸다.

  “정말 오래된 책이네요. 귀 한걸 가지고 계시군요.”

  서 사범님은 자신의 모습이 실린 27년 전의 바둑 지를 보시면서 환히 웃으시며 사인을 해주신다

 (서 능욱 사범님의 친필 사인)

  그 순간 나는 왜 그리 흥분이 되는지 덜덜거리는 가슴을 미쳐 진정을 시키지도 못하면서 옆자리의 허 장회 사범님과 조 대현 사범님에게 인사를 하고 났는데 얼굴은 너무도 익은 미남기사가 도대체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한분 미소년 같아 보이는 사범님의 이름도 ..........

  “저어.......사범님,  얼굴은 바둑 티브이에서 자주 뵈었는데 성함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습니다.”

  “아하, 이분은 백 성호프로구요. 옆에 분은 김 명완 프로예요.”

 (사인을 해 주시는 김 명완 8단 사범님......미소년 같은 모습  애인은 계신가?)

  (백성호 사범님이 담소를 하실 때 한장 슬쩍.....환한 미소가 멋진 미남자....)

  조 대현 사범님이 친절하게 일러 주신다. 아이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이런 결례가.......

쥐구멍이 어디 있냐.......

  “죄송합니다..........제가 머리가 나빠서”

이렇게 얼버무리고 얼른 자리로 돌아오는데 누군가가 나를 잡는다.

  “저어........선비만석님 아니십니까? 저 빈삼각입니다.”

  아니 나를 알아보다니.......내가 언제 이리 인기가 .........아참.........빈삼각님이 정선에서 뵙자고 하셨었지.....  반가웠다. 악수를 청하여 악수를 하고는 나중에 사진을 찍자고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다음에 계속)

 이런 아가씨 어떠세요? 이런 아줌마는요? 누가누가 좋을---까요?  (추천 안하구 가심 왼쪽의 여인을 보내 드립니다. 댓글 안다시면 오른쪽 아지매가 춤추자고 할낀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