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사는 백상아리와 거북이

                                                                                          저니

흔히 백상아리를 바다의 난폭자라고 말합니다.

사실 범고래라는 절대적인 최강자가 있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마치 프로를 제껴 두듯...

이런 성향의 대국자를 만나게 되면, 기력의 고저를 떠나서 섬세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됩니다.

특히 상대가 고수라고 하면 잘 알고 있는 정석도 돌다리 두드려서 놓기도 하고

쌍립으로 잘 이어진 돌들도 끊겨져 있는 착각이 들 만큼 떨리기도 합니다.

백상아리의 공격법은 참 단순합니다.

백상아리는  먹잇감의 종류를 가리지 않으며 탐지, 확인, 접근, 공격, 섭식 의

다섯단계를 거칩니다.

마치 공격적인 상수의 패턴과 어쩜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습니까?

쨉으로 툭툭 건드려 보고 부실한 응대가 나오기라도 하면 어느 틈엔가 다가와서

꼼짝달싹 못하게  힘 한번 못쓰고 공격당해 팻감으로도 쓰일까 말까한 대마

시체로 나뒹굴게 되니 말입니다.

곳곳의 실리도  단 한번의 큰 전투에서 패전함으로 바둑은 종국으로 치닫습니다.

이정도의 상대라면 기료라도 미리 내드리고 바둑을 두는 것이 마음이

편할 정도입니다.

우리 하수에겐 정말 대책없이 무서운 백상아리 고수입니다.

이에 반해서 바다거북 참 얌전한 동물입니다.

동물성 먹이도 잡아 먹긴하지만 주로 해조류를 먹고 삽니다.

이런 바다거북 성향의 대국자를 만나게 되면 나비처럼 다가가 벌처럼 실리를

취하고 빠지는 즐거운 꿈을 꾸어보곤 합니다. 물론 상대가 하수라면 말이지요.

바다거북과의 고수를 만나게 되면 상황은 백상아리 고수를 만났을 때와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백상아리과 고수에겐 대마의 생사 소위 피냄새로 승부를 느끼지만, 바다거북과

고수에겐 언제 졌는지도 모르게 바둑이 끝나있습니다.

대마만 안죽었을 뿐이지 살은 것이 살은 것이 아니고 죽은 것만 못하게 집같은

집은 입에 붙일 수도 없는 인정할 수도 없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현실

그 자체를 맞게 됩니다.

설령 나의 100만 대군 같은 세력권 안에 들어온 대마도 공룡시대 부터 살아온

조자룡 같은 생존력으로 나를 허탈하게 만들곤 합니다. 절대 잡으로 가지 말아야

하고 몇번을 곰씹고 대국에 임하지만, 살랑살랑 잡아 달라고 야들 야들

날라다니는 행마에 무조건 선치중 후행마 식으로 쫓아가다 보면

영락없이 외양간 털리고 고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지요.

우리 하수는 슬픔니다.

백상아리 고수 바다거북 고수 도대체 밤과 낮을 피할 수 없는 냉엄한

바다 세계와 같은 반상위에서 우리의 두집 삶은 어디 있습니까?

오늘도  생즉사, 사즉사(生卽死, 死卽死)　살아도 죽은 것이요 죽어도 죽은

먹이사슬의 희생양이 되겠지요.

그러나 버트 (BUT) !! 우리가 없으면 고수던 프로던 존재하지 않는다는 

역설적 사실 하나.

그래!!  하수는 어머니와 같이 영원한 바다입니다.

지금 이순간 백상아리와 거북이를 바다에서 등 떠밀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