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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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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奉事7, 滿花庭(만화정, 매니아광장) “눈을 밝히고 귀를 밝히면 이 세상은 아름다운 기적으로 충만해있다.”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시인 100명이 추천하는 현대시 100편의 모음과 논평이 두 권의 책으로 나온 제목이며 시인이자 문학 평론가 인 최근 유행하는 미드(미국드라마) 위기의 여인, 뉴욕수사대, CSI(과학수사대), house(병원드라마)등의 열풍 속에 나 또한 가능한 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지만 볼 때마다 매회 매번 놀라움을 느낀다. 대사 한 마디 출연자들의 동작하나 군더더기 없이 치밀한 완성도와 감동은 물론이고 인간의 말 한마디 눈 짓 한번, 손 길 한번이 의미와 존엄성이 깃든 나 스스로 인간임을 기쁘게 자각하게 해 주는 저런 작품들은 어떤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것인가 경이로움과 존경심이 일며 어떨 때는 빠른 전개에 이해가 못 따르는 경우도 있다. 창작은 고사하고 이해도 못하는 나의 수준이 안타깝기만 하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의 생각과 문제를 섬세하고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됐는데 그것은 시인을 위시해서 모든 지식인들의 창조적인 문화실천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노력의 한편으로 욕설과 특수집단의 비속어가 범람하면서 민족어 훼손과 사회의 전반적 비속화에 기여하고 있다. (중략) 길 눈이 어두운 사람이 있고 사람 눈이 어두운 사람도 있다. 그래서 길을 못 찾고 사람에게 번번이 실망한다. 마찬가지로 글 눈이 어두운 사람이 있다. 이들은 좋은 글과 서툰 글을 분간하지 못한다. 눈을 밝히고 귀를 밝히면 이 세상은 아름다운 기적으로 충만해 있다. 또 글 눈이 밝아지면 스스로 좋은 글을 쓰게 된다. 공을 많이 들이는데도 도무지 신통한 글을 못쓰는 것은 좋은 글을 많이 읽어보지 않고 서툰 글을 흉내 내기 때문이다.” ( 심 봉사는 동네어귀 느티나무 그늘 밑 정자 滿花庭에 종일 앉아 내기바둑에 돈 걸어 용채 마련하고 귀동냥으로 동네소식과 동헌에서 백일장에 뽑힌 시조낭송 듣는 것이 수 삼 년 이래 도락이었는데 요즘은 동네인심이 흉흉하기만 하다. 바둑 두는 이들도 없고 시조나 사설을 읊을 이도 없이 휑하니 찬 바람뿐 이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간다. 푸성귀 소찬과 고봉 사발에 효녀 청이가 매일 저녁 빼지 않고 받아주는 탁주 한 사발이면 함포고복에 기분까지 승한다. 승한 기분에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신임사또가 부임 세 달 만에 동네원성이 자자하여 이호예병형공 6방 아전을 전부 갈아치웠다는데도 정자 밑엔 밤마다 외지청년까지 가세하여 횃불을 질러놓곤 淸國을 비난한다니 무슨 영문인진 몰라도 낼 아침엔 어딜 갈꼬 고심이다. 한양서 내려와 74세의 西溪 박세당이 “죽을 날짜 받아 놓은 늙은이가 무엇이 두렵겠는가? 이제 할 말은 하고가야…” 하며 노론의 정신적 지주였던 노론은 잘 걸려들었다는 듯이 박세당의 죄를 물어야 한다는 상소를 올렸다. “빨리 명하시어 박세당이 지은 四書註說(사서주설)을 거두어 물이나 불에 던져서 그 근본을 끊으소서” 대학 중용 논어 맹자를 주해하고 상서 와 시경에까지 손을 댄 사변록 이란 방대한 저작에서 그는 주자의 학설을 비판하고 반 주자학적인 경학 사상을 체계화. 상것들도 漢陽물을 먹어야 저리 세상물정을 잘 아는 것이겠지. 이 동네 영감 識者들은 머리가 허얘서도 외지청년들 눈치만 보느라 할 말 못하고 시류에 영합하는 헛소리만 하드만 역시 한양 선비들은 뭐가 다르긴 다른 가보군 싶다. 쓸데없는 궁리에 잘 시간만 놓쳤지만 일찍 일어난들 뭐하리. 끝. 심 奉事 시리즈 목록: 1. 시작하며 2. 개안 3. 흑인장님가수 4. 봉사 단청 구경 5. 구닥다리 교수 6. 쇠고기 국 7. 滿花庭(만화정, 매니아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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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술익는향기
팔공선달
선비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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