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운수 좋은 날 이란 소설이 있었다더니 현진건 이었는지 기억은 흐리다.

12월12일 이란 이상의 소설은 내용은 정확히 몰라도 해마다 그날은 조심스럽다.

서초동 법원 앞 거리풍경은 언제나 별로 정겹지 않다.

100여명 이상의 바둑대회를 하려면 위치와 장소가 좋아야 해 서초동 일품기원이나 교대 역 근처의 대형기원이 단골 이어 연례행사 차 오지만 그런 기억보다는 관액수 로 법원과 검찰 부근을 다닐 때 의 옛 기억이 즐겁지 않다.

젊은 변호사 사무장의 질문에 벌써 오래 전 기억도 가물 한 93년부터 IMF까지의 일들을 답변을 하면서도 마음은 이미 바깥으로 달아났다.

모든 것을 잊고 둘 수 있는 한판의 바둑은 얼마나 좋은 청량제 인가.

IMF도 그 후에 가서 삼 년을 지내던 필리핀도 그 후의 7년간 병원 직원생활도 모두 찰라지간 이었던 듯 무심하게 반상에만 집중한다.

다섯 집을 졌어도 같은 편이 이기고 두 번째는 옆에 이 가 40여 호를 졌어도 우리 편 모두가 이겨 극복을 한다. 계속 4연승인가. 엊그제 결과를 보지 못하고 갔던 판 도 이겨 상금을 보관하던 원장이 건네준다.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 운수좋은 날 이군.

뉴질랜드 의 오랜 회원이 금일봉 을 후원금으로 송금했다.

전에 쓴 글 뷰티플우먼 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녀는 지난 초가을 만삭의 몸으로 남편 데이빗과 시아버지 벨 과 방한하여 동해안북단의 통일전망대 와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첫자락 이라는 화암사, 명성콘도 등을 처와 같이 일주하였다.

12월초의 출산으로 경황이 없을 터 인데 불구하고 잊지 않고 송금을 하는 그 정성에 새삼 해외의료봉사단의 역할과 소임에 어깨가 무거워진다.

지난 몇 년째 누군지도 밝히지 않으면서 꾸준히 후원해주시는 바둑인, 세계대회에서 우승 후 상금 일부를 쾌척 해 주신 김9단과 윤8단, 봉사단 초기에 큰 도움을 주던 여류프로, 병원과 고교 다면기 행사 등에 지속협조 해주시던 여류프로와 연구생들, 몇 년째 결연후원 두 구좌를 어머니 도 원하셨을 일 이라며 후원하시는 오로의 운영자.

3세계 초교건립 후원금을 쾌척 한 바둑벗.

본의 아니게 바둑에 빚을 많이 지게 된 것인가?

따뜻한 난로 앞에서의 흐뭇한 기분은 9시 뉴스 시작에 산산히 깨진다.

기원을 서둘러 나선다.

한마디 한 순간의 허점도 없어 작가와 작품에 존경심이 들게 하는 미드 의 OCN,

넓은 세상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디스카버리,

지난 바둑조차 열심히 비교하며 보게 되는 바둑티비.

나의 좁은 시야 는 이 세 군데에만 머무르는 것 인지.

시청자를 우중 과 교화의 대상 정도로 치부하며 끊임없이 세뇌와 반복교사 시도하는 공영방송과 위정자들은 진저리보다 두렵기까지 하다.

정치꾼 들의 집요함과 후안무치는 집단광기일까?

홀로코스트 의 주범은 말없는 이웃들 아닐까?

우즈베키스탄 천산산맥 넘어 동부 오지에 대우 자동차 타운 아사카 시티 를 만든 김회장 한분이 역대의 정치꾼 3천명 보다 훌륭하신 것이 아닐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