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정신적 지주였던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소식을 들으며 나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려서 어머니 손에 이끌려 다니던 성당에서 영세와 견진, 그리고 혼배성사까지 한 나는, 냉담자가 되어서 하느님의 뜻과는 반대로 살고 있다. 이제 종부성사만 받으면 되는 이승에서의 삶을 나는 어찌 이리 사는지.....

   생전에 서로 사랑하면서 살기를 바라셨던 그분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분열과 싸움에서 지친 영혼들을  쉬어야 하겠지만 선행보다 십계명을 어기고 사는 나로서는 그분의 선종앞에 무슨 할말이 있다고 글을 끄적이는지 부끄럽기 그지없다.

  사람은 태어나서 잠시 머물다 가는 이승에서의 짧은 생애를 서로돕고 사랑하며 살기보다는 왜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며 싸우며 사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 아닐까.....남보다 더 많이 라는 이 욕심,  남보다 잘되자는 욕심 어떤것이든 남에게 이기기 위한 승부욕.....우리는 아이들에게 이겨야만 살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경쟁에서 뒤쳐지면 죽는다고 가르친다.  서로돕고 상생하며 살자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서 남에게 이기기만을 가르치는 우리의 교육과 우리의 가르침은 헛된 것이다.

  학교 교육은 일류만을 가르치고 있으며 이류는 도태시되는 이세상이 무섭지 않은가?  서로돕고 서로 의지하며 서로에게 사랑을 베풀며 사는 그런 가르침이 가장 사람답게 사는 것이며 하느님의 뜻이라고 깨우쳐 주시던 우리 시대의 큰별은 87세를 일기로 이승을 떠나시고 하느님 곁으로 가셨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안구를 기증하시고 가신 그분의 높은 뜻을 기리고 우리모두 이기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돕고 사랑하며 살라는 그 분의 큰 뜻을 가슴에 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