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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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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의 말이 씨가 되어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직장을 따라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에 흩어져 살던 친구들이 중간지점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가족들을 데리고 말입니다. 5가족이 만났으니 대부대였습니다. 급하게 만든 일정이고 주말부부인 탓에 준비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에게 슬쩍 말을 흘려봤습니다. '가서 뭐하지?...' 소심하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바둑판 가지고 가까?' 대뜸 친구가 말합니다. '응. 그래 내가 가지고 갈께... 애들이 있어서 둘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작 염려스러운 것은 그동안 바둑을 거의 두지 않던 친구들이 과연 바둑을 둘까하는 생각이었습니다.
3시간 가량을 운전해 가서 만난 충주의 K콘도. 오로지 중간지점이라는 이유만으로 정한 곳이었습니다. 사업하는 친구, 대기업 다니는 친구, 공무원이 된 친구, 프로그래머 16년전에는 전혀 짐작하지 못하던 미래가 현재가 되어있습니다.
밤이 되어서 조심스럽게 꺼낸 바둑판... 지쳐자는 애기들이 깰까바 마루의 작은 등 하나만에 의지하면서 바둑돌 보다 더 큰 바둑돌의 그림자를 보면서 소리나지 않게 슬그머니 돌을 놓습니다. 술기가 오른 친구는 연신 나에게 칭찬을 늘어놓습니다. 바둑이 많이 변했다. 예전처럼 만만하지 않다. 자기의 스타일이 나오지 않게 두어간다... 찬사라는 찬사는 다나오더군요. 결국 바둑은 친구가 다이겨놓고 말입니다. 결국 빈말이더라도 친구가 하는 말이라서 그런지 싫지 않더군요.
바둑판을 마주한 그 순간에는 16년전과 다름없게 느껴졌는데... 시간이 많이 흘러가버렸네요...
--- 사진 --- 콘도 로비에 있는 책장.. 너무 부러워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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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만석
맥점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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