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이제 이세돌9단의 시대가 아닐까한다.

조훈현, 이창호와 같은 모든 타이틀을 차지하는 위업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 누구도 이세돌9단을 세계1위의 자리에 두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없는 듯하다. 3명을 고르라면 이세돌, 이창호, 구리일 것이고

그중에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을 고르라고 하면 당연히 이세돌의 손을

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며칠전 문득 이세돌9단에 대한 기사를 읽고 싶었다.

이세돌 9단의 바둑은 어떤 것인가?하는 의문이 생겼기때문이다.

궁하면 통한다고 하였던가 수많은 책이 꼽힌 책장에서

작년 월간바둑 한권이 눈에 확 들어온다.

다음은 2008.1월 월간바둑 신년특집 "이세돌 9단을 해부한다"에서

일부 발췌한다.

근래 이세돌의 바둑을 보면 날카로워졌다. 역량이 클 뿐 아니라 더욱 안정되어 간다.

이것이 그의 무서운 점이다

이세돌 바둑엔 분명 특출한 점이 존재한다. 과거나 현재나 요체는

수일기 능력이다. 상대를 휘어잡는 강렬한 수읽기는 압권이다.

승부욕, 상상력, 수일기. 1인자가 갖춰야할 기본 요소를 구비하고 있다.

이세돌의 승부욕은 누구보다 강하며, 어려움에 봉착한 장면에서는 무한한 상상력

으로 길을 열며, 그 상상력을 깊고 빠른 수일기가 뒷받침해주고 있다

대부분 이세돌 9단의 장점으로 전투력을 꼽지만 그만큼 실리에 민감한

기사가 없으며 공격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실리로 돌아서는 판단력은 세계제일이다.

원래 틀에 갇힌 기풍은 아니지만 과거 '선실리 후 타개'라는 단순한 도식이었다면

근래들어 상황에 따른 대처법이 능수능란해졌다. 기풍이 다변화되다 보니

상대방이 준비를 해오기가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다.

기존의 패턴에서 한참 벗어난 이세돌의 수읽기는 날카로울뿐만 아니라

변화무쌍해 예측하기 힘들다.

이세돌은 수만 잘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유인하는, 즉 실수를 유발시켜

함정에 몰아 넣는 수가 남다르다.

이세돌 9단이 스스로 무너질 것 같지는 않다. 새인물의 출현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세돌보다 더 이세돌스럽게 두거나

이세돌과 정반대, 이세돌이 지니지 못한것을 가진 기사가 나와야 할 것이다.

이상은 월간바둑에서 중국기사, 우리나라기사, 해설가가 다양하게

평한 글이다.

내 능력이 부족하여 그들의 글로 판단 해보건데, 이세돌 9단은 분명

바둑의 경지에 올랐다. 기존의 기사들이 도달하지 못한 곳에 이미 도달한 듯하다.

바둑을 부리는 경지라고나 할까? 이제 바둑에 얽메이지 않는 것 같다.

과거 바둑 속에서 헤메고 다녔다면, 이제 바둑은 그의 인생에서

도구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아마 그것은 오청원의 포석, 이창호의 끝내기라면

이세돌은 중앙이다. 그 중앙은 수읽기를 기본으로 한 중반전이라고 해야할까?

이제 이세돌 다음의 기사가 나오려고 하면 어느 분야를 도전해야할까?

모두가 이창호의 끝내기를 가지게 되었을때 이세돌이 나왔듯이

모두 이세돌의 중반전을 가졌을때 그 다음 기사가 나오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