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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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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한파가 몰아닥쳤다고 말들을 하지만 달력을 보니 小雪이 오는 토요일이니 계절은 소설 추위를 용하게도 하고 있다. 소설추위가 끝나면 평상 기온으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요즘 세상은 모두들 경기가 추락하여 살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그야말로 경기체감지수는 꽁꽁얼어붙은 겨울이다. 모처럼 사무실에서 집으로 전화를 하였다. 아내가 받았다. 아니 이 사람이 오늘 출근을 안했나? "아니. 당신 집에 있었네?" "오늘 김장하려고요..." "하필이면 추운 날 김장을 한다고 고생이람....." "집안에서 하니까 괜찮아요." "막내는?" "집에 있는데요." "그녀석 왜 전화를 안받아?" "전화받기 싫은 모양이죠" "알았어......" 전화기를 내려놓고 한참을 생각해 본다. 올해 스물여덟살의 막내 딸이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스럽게 받는가 보다. 취직을 못했다고 볼 때 마다 구박이지 취직 하기전에는 시집을 안보낸다고 하지,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지 보이기만 하면 잔소리니.....거도 그럴만 하다. 아내와의 통화도 모처럼 하는데 뭐 딱히 할 말이 없다. 제길...이런게 나이먹은 탓인가 보다. 김장을 한다니 겨울 준비를 하기는 하나보다. 예전에는 집안의 큰행사가 김장담그는 일이었고 김장을 담그면 마당 한켠에 구덩이를 크게 파는 것은 내 몫이었다. 김장도 배추 백포기에 무우 한접은 보통들 담그는 편이고 거기에 깍두기 생채,동치미까지 담그면 한 이틀은 김장을 하느라 부산하였다. 요즈음은 김치냉장고라는 것이 있어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김장구덩이 파는일이 없고 편리하다. 예전에 냉장고가 없을 때는 마당의 김치독에서 김치를 꺼내고 김치국물에 국수를 삶아서 말아먹거나 비빔국수를 해서 먹었다. 지금은 겨울 별미로 그런 일이 거의 사라져 버렸지만......... 나는 오늘 겨울 준비로 기름을 두 드럼 보일러에 넣었는데 기름값이 사십만원이 넘는다. 우리나라 정유사들은 기름값이 엄청나게 내려도 국내소비자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왜냐고? 환율 때문이란다. 맨날 죽어나는 것은 우리들 서민이다. 이래 차이고 저라 두들겨 맞고.....지랄 같다. 바둑도 맨날 하수가 고수에게 당하듯이 가난한 서민은 늘 힘들다. 항상 곤마가 쫒기는 형태로 살아가느라니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곤궁스러운지...... 오늘 겨울나기를 위한 김장을 집에서 담구었다니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김장 하나만 있어도 겨울에 반찬 걱정은 던 셈이다. 전국적으로 몰아치는 한파가 무서운 기세로 대마를 잡으러 오는 고수의 칼날 같다. 어제 밤새도록 바둑을 두다보니 5연패다.....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두는 바둑은 늘 패국이다. 그래도 대화창에서 바둑지기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내게는 올해 지루한 겨울나기 준비가 아닐런지.
열시경 사무실에서 집에다 전화 한통 때렸다. 호랑이 같은 마누라 목소리가 전화통을 타고 내귀를 혼란시킨다. 할말이 없어 뭐해? 하고 물었다. 김장 담근단다. 김장 담그는 날 마눌에게 전화를 한통하고 하루종일 디지게 죄송스럽다. 이런 날 아주 취하도록 쐬주나 한잔 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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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병
팔공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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