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쟁선(棄子爭先,棋者爭善)18, 옛날바둑

월간지 등의 정석, 포석 해설 시리즈를 보면 "옛 정석은 이랬는데~", "전에는 이렇게도 두어졌지만~"등의 표현과 함께 변천과정까지 소개해주는 대목들이 있다.

"아 그게 무조건 옳은 길 인줄 알았더니~"

새삼 무릎을 치며 이해가 된다.

화점 한곳을 비운 채 초반부터 난전으로 들어가는 대형정석들.

비워 뒀던 화점에 손이 먼저가면 필패라던 통계^^

한 수 한 점 도 효용과 가치의 극대화를 위한 치열한 연구와 실전에의 적용은 미니중국식 포석이나 고바야시 류 포석 등은 책속의 고전으로만 남게 하는 것인지.

비슷한 기력들이 유난히 많은 꿈의 구장!

심 사장, 박 사장, 윤 사장, 이 선생, 장고 이사장 등등 열거하기가 버거울 정도이다.^^

비슷한 기력들이 많은 것이 아니고

다들 한평생 바둑을 두어온 분들인데 그 성취의 한계가 비슷비슷 한 것이어서 일까?

약한1급!

이 한마디면 정의가 되는 것일까?^^

바둑을 마친 후 다 같이 대포라도 한잔 하려 치면 다들 왕년에 내가 이래 뵈도~ 이야기 에 끝이 없다. 프로기사 누구는 소싯적 친구이고^^ 왕년에 대회 나가서 한 두 번 상 안 타본 이 없다^^

편을 갈라 시합을 하는 편 바둑!

오늘도 4:4로 편을 갈라둔다.

같은 편 전체가 지면 더블이고 3:1정도로 집수 합하여 지면 꼴찌가 진 팀 1등에게 페널티를 낸다. 합리적이어 다들 한 수 한 수를 정성껏 최선을 다하여 치열하게 둔다. 오늘은 같은 편이어도 곧 적이 될 수도 있으니 모두의 치수 관리는 그야말로 유리알 상자처럼 정확하다. 이 선생은 흑번에 덤 세 알 등.^^

내 상대는 심사장.

"또 이겼군, 이번엔 좀 많이 이겨놔야 만약 져도 1등이라도 하지~"

두기도 전에 김칫국부터 마신다.^^

하수들은 잘 잡지만 맞수들과의 치열한 대형난타전에선 대마를 잘 죽이기도 하는 심사장이다. 한방이상만 지면 꼴찌하기가 십상인 깐깐한 사람들 틈에서 가끔 대 여섯 방씩 져서 원성을 듣기도 한다.

옛날바둑 옛날정석에

스타일도 옛날식이어

잔 수에 밝고 요리조리 뚫으러 들어가며 계가를 맞추는 데에는 선수이지만 이미 초반에 그르쳐놓은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항상 열 댓집은 이기는 바둑이다.^^

최근유행정석 포석들을 전혀 본적이 없고 공부를 안 하니 조금씩 손해 보며 양보한 후엔 이미 초반부터 기울어 나간다.

어렸을 적 생각이 난다.

시합에서 만난 상대가 못 보던 정석을 쓰기에 딴에 최선의 응수로 답하곤 돌아와 정석사전을 찾아보니 내가둔 수가 정석수순을 책대로 따른 것이긴 했다.

"정석이란 별것 아니군."

"스스로 최선을 다하여 길과 답을 찾으면 그것이 정석이군!"

건방진 생각과

"역시 책보다는 실전이 제일이야~"하며 공부를 게을리 한 것이 당시 더 늘지 못하고 멈추게 된 이유인 것을 이제 36해가 지나서야 깨닫는다.

월간 바둑지와 월간바둑세계 두 권의 월간지를 비교해가며 같은 이의 기보라도 양쪽의 해설을 비교해가며 가능하면 인터넷의 해설까지 차이를 살펴본다. 김만수5단의 해설이 가장 인상적 이었고 도움이 되며 기억에 남는다.

아시아8개국의 아마대회에서

한국 팀은 예상외로 일본에 대표 세 명이 모두지고.

그중 손봉0 그분은 작년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한국기원랭킹도 십 몇위였는데.

일본대표 와의 시합에서 처음 한 칸 소목 날 일자 걸침을 상대는 가장 난해한 정석 을 들고 나온다.

역시 나이가 있어 다 안다고 생각하며 평소에 공부가 부족했음일까? 지리라는 생각을 그분은 못 해봤었겠지.

책을 통한 공부는 인생의 지름길 인 것을

고금의 지혜인 이 이치를 이제야 지천명에야 느끼니

내 기력이 약한1급에 머무르고 말았었음을 자탄 할 뿐이다.^^

대신 심사장을 마구 두드려 댄다.

더 많이 이겨야지.^^

박 사장, 이 선생, 윤 사장, 박 선생, 장고 이 사장.. 꿈의 구장 동수들은 거의 모두들 나와 두기를 꺼려한다.

너무 어렵게 둔다고.. 열 번에 한 번 이기기도 어렵다고..

늦게 하는 공부나마 효력은 발휘하는 것인지?^^

아니지! 공부는 조금이라도 늦추면 내가 얻어맞는 법이니.

때늦은 만학!

돋보기속의 기보 는

그래도 항상 흥미진진하니

이것을 어쩌나!

끝.

(05/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