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피의자로 취조를 받는 중에도 연신 메모지에 끄적거리는 내용은 단순한 반복적 내용이다.

불안을 달래기 위해 무의식 중에 쓰는 것일까?

처의 젊은 정부의 사체 전신에 빼곡히 써놓은 소설의 마지막 장. 새끼 발가락엔 The end. 이다. 편집장인 처의 불륜을 집안에서 숨어 목격하며 그 순간 동시에 글을 써 내리던 변호사. 시상이 떠오르면 벽이건 옷장 속이건 아무 곳 에나 그 순간 써 내렸던 소설연재를 여 편집장과의 불륜의 정사 후 벽 에서 옮겨 적어 자신의 작품인양 새로운 유망작가로 떠 오르던 그는 마지막 장을 마무리 못한 채 변사 하지만 자신의 몸에 종장은 기록된다.

우연히 오로 매니아 광장 과 인연을 맺어 바둑 벗들의 격려에 용기를 얻어 끄적거려 보기 시작한 것이 지난 몇 해 전이다. 소질이나 인연이 없음은 스스로도 잘 알지만 왠지 모르게 다필 을 하여 기객유랑, 기자쟁선, 바둑이야기, 바둑일기, 마귀열전, 프로초단 올가킴 시리즈 등 2백 편 이상 써보았다. 평생을 벗해온 바둑 이어 그저 주변에서 보고 들었던 가보았던 시시한 이야기지만 정작 항상 글을 잇기는 쉽지 않다.

새벽 한시 반쯤 반주로 소주 반 병 정도 먹고 나서야 써놓은 글은 그 다음날 아침이면 의례 혹 취해 실수라도 없었을까 불안한 마음에 맑은 정신에 다시 확인해 보고야 안도를 하곤 했다.

피곤한 몸에 경황없는 바쁜 상황 속 에서도 어렵고 괴로운 상황이면 오히려 그

순간을 잊기 위해 뭔가 쓰고 싶은 욕구가 생겨 써보았다.

내가 이 짓을 왜 하나 싶어 숱한 자문도 해보았지만 마음속의 본향을 찾는

구도의 즐거움도 없진 않았지.

매니아 광장은 당시 독자의 평점 100~10 과 조회 댓글 인데 늘 600~800점 에 8명 점수가 아닌 안티 독자 몇 명 합쳐 12명 정도 평점 한 듯 하다. 조회수 는 60~80 정도 였을런지. 그나마 가끔씩 광장이 소란할 때는 노골적인 비판과 욕설 모함도 감수해야 했다. 일반 독자의 성원과 댓글이 아닌 글쓴이 끼리 의 격려는 그들만의 리그로 욕설도 감수해야 했엇다.

싸이월드 의 페이퍼 에 연재하던 병원일기 나 해외봉사 비하인드 스토리 등은 어떤 글엔 조회 3천~8천에 독자들의 메일이나 댓글 관심도 컸지만 바둑 글은 광장의 싸늘한 반향에도 불구하고 중2이래 벗해온 바둑을 나 자신에게 의미 있게 남겨보고 싶은 심정이었지.

재능은 천부적인 것이니 화가 가 그림을 그리듯 음악가의 예술성 등 작가도 타고난 재주와 공부 노력이 있어야 된다 생각하지만 누구나 일기를 쓰듯 그저 일상과 관심사를 동호인끼리 나누는 것은 의미 있는 일 이겠지.

프로 는 기보 를 남기듯이 아마츄어 인 나는 바둑 신변잡담이라도 남기는 것일까?

재능 있는 유망한 젊은 작가인양 여 편집장의 사랑도 얻지만 정작 글의 주인은 관심 밖의 무능한 줄 알던 남편임을 법의학 수사드라마 CIS 는 메시지를 전달 하는가.

오로 의 게시판 과 칼럼 소설 들이 바둑동호인들의 격려와 자긍 안분지족의 한마당 잔치판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