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쟁선(棄子爭先,棋者爭善)19, 어려운 바둑

05/3/6

세 점 하수와의 치열했던 대국은 결국 한집을 졌다.

하변 우변을 모처럼 큰집을 짓고 중앙삭감을 많이 했음에도 조금 남을 줄 알았던 바둑은 맞수와의대국처럼 세심한 계가를 안해서인지..

졌으니 만 원 편 전체가 져서 더블로 벌금 만 원 2만원 손해군.

마지막 끝내기 만 조금 더 신경 썼어도.

한집만 남겼어도.

만원 딸 것을 이만 원 잃었으니 3만원 차이인가! 한집의 의미는.

8시간의 근무는 정말 중노동이다.

동료의 만보계 를 처음 빌려 사용하니 25,000 보 에 약 16km를 걸은 것으로 나타난다. 40리 인데

오늘은 내과 근무여서 외과 근무보다 일이 반밖에 없는 편이었는데.

다리가 뻐근하고 무거운 기분이 드는 때가 15,000보를 걷고 나서이군. 나머지 15,000보를 걸으며 는 주저앉고 만사를 팽개치고 싶은 마음이 들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군! 한창 젊을 때 군에서 6km를 걸으면 한 시간이었는데.

자원봉사 차 들어온 병원에서 6년째 일하는 것이

1200병상인 큰 병원이어 환자들과 영상의학과 검사실들을 다니거나 임상병리과 진단 병리과 혈액은행 약제부 등 을 돌고 병동 간을 다니느라 걷는 것이 이리도 길었을 줄이야^^

달구지에 매달린 소

묵묵히 끝없이 앞으로 걸어야하는 소처럼 열심히 일을 하면서

소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추구 는 무엇일까?

그것을 찾아 꿈의구장(기원)으로 발길이 향하는 것인가?

내 실력을 어린 시절부터의 부단한 노력과 정성으로 이룩한 기량을 인정해주는 기우들.

다양한 직종과 나이의 사람들이 반상 앞에선 다만 기량으로 자신의 꿈을 그려내고 성취와 실패도 맛본다. 아쉬운 패배, 아슬아슬한 승리, 모처럼의 뜻대로의 완승국 등

한 수 한 수, 한 판 한 판 에는 역시 세상살이의 법칙이 담긴다.

무리했더니 더 졌군!

아픈 이들 죽어가는 이들 죽은 이들.

중환자실 앞에서 종종걸음의 불안한 표정의 보호자들

통곡을 하는 가족들.

항상 어수선한 소란한 분위기속에서도

잠깐식의 휴식시간에는 녹차와 기보를 즐긴다.

이세돌의 기보 는 예전 것 지난 것을 보아도 항상 새로움을 준다. 프로끼리는 비슷한 실력일 텐데 무엇이 타이틀 홀더와 평범한 프로들의 차이를 만드는가?

화가 나 작가 가 많았어도 불세출의 명작을 남긴 이들만 이름을 남겼듯이 프로도 기보로 그 이름을 남기는 것인가 보다!

피곤한 몸이지만 활력이 솟는다!

그래 바로 이거야!

발상의 전환!

평범한 이들이 상상도 못하는 것을 생각해보는.

오퍼상 박 사장과 첫 대국을 가볍게 이긴다.

졌으니 만원 편 꼴찌라 만원 이만 원의 피해를 입힌다.^^

최철한 流의 소목 한 칸 협공, 고바야시 流 포석대신 오늘은 쎈돌의 기보에서 얻은 영감을 시험해본다^^

전부 비슷비슷한 맞수들 간이지만

다른 이 들에겐 타짜 로 통하는 박 사장 이지만

혀를 내두른다.

"정말 어려운 바둑이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