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殺과 버림 돌

  소위 고위공무원에 속하는 그것도 차관급인 국무총리실 사무처장이 자살을 했다는 기사를 인터넷에서 보고 난 참으로 사람목숨이 그리도 쉽게 버려도 되는 것인가 하는 우려가 생겼다. 요즘 들어 한다하는 연예인들이 그들을 좋아하는 팬들을 외면하고 스스로의 목숨을 버리는 일이 자주 생긴다. 왜들 그럴까?

  특히나 연예인들의 자살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화려한 삶을 사는 멋진 사람으로 포장되어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많은 수입과 외제 차와 인기와 부를 언제나 가지고 사는 사람들로 서민들의 우상인 것이 그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왜 팬들의 가슴에 못을 박으면서 스스로의 삶을 버릴까? 안타깝다 못해 우리 사회에 그들을 모방하는 자살이 증가하지 않을까 두려워 지기까지 한다. 죽을 용기가 있으면 더 잘 살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내 돌 머리로는 그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

  바둑을 두다보면 형편에 따라 사석으로 취급하여 버리는 돌이 생기게 된다. 고수가 되려면 사석 이용을 잘 하는 사람이 고수가 되기 쉽다. 사석 활용을 잘 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돌을 효율적으로 활용할줄 안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생존해 있는 그 자체가 축복이요 기쁨인 것이다. 물론 각 개인의 사정에 따라서 삶 자체가 고통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쉽게 삶을 포기 한다는 것은 노력도 하지 않고 돌을 버리는 무책임한 바둑 같다고 비유하면 비유가 좀 그렇긴 하다.

  우리네 삶을 한 판의 바둑에 비유 하는 글도 가끔 있으리라 생각한다. 초반 포석이 잘 안되면 중반이 어렵고  중반의 타개와 반면 운영이 미숙하면 끝내기가 어렵다. 젊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중년이 어렵고 중년을 잘 보내지 못하면 노년에 고생하는 것이 인생이니 한판의 바둑을 인생에 비유 한다고 해서 잘못된 비유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인생도 가끔 돌이켜 보면 초반 포석이 영 쉽지 않았으나 잘 버티어준 덕으로 중반전이라 할 수 있는 중년을 잘 보냈다. 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인생의 끝내기를 얼마나 잘 할 수 있으랴 이제 현역에서 은퇴를 하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늘 하루를 보내나 뾰족한 묘수는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도 마지막 까지 난전을 벌이고 치열하게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하는 전투로 시종일관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 탈 없이 순탄한 삶을 산다는 것은 너무도 무미건조할 것이다. 인터넷 악성 댓 글로 목숨을 끊어야 하는 지경까지 되어버린 이 불완전한 사회에서 내가 놓아야 할 한수 한수의 삶의 돌이 제자리에 놓여서 빛나는 요석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이것이 가장 평범한 나 같은 사람의 삶의 방식이요 한판의 바둑일 것이다.   

  만방으로 이기는 바둑 보다는 짜릿한 반집승을 기대하는 그 순간을 기다리면서.......내 인생이 버림 돌이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쳐본다.

바둑은 어쩌면 입질을 기다리는 강태공의 기다림 과도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