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白山

1부. 先賢의 精氣 어린 그 곳

(10월 2일)

  혼자서 여행이란 것을 떠나는 마음은 첫 사랑을 하는 소년처럼 그런 설렘으로 시작을 하였다. 이 나이 먹도록 혼자서 여행을 한 적이 있었던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런 적이 없었던 같다. 난 아무래도 삶을 헛살았나 보다.

  오후 여섯시에 태백에서 만나기로한 태평역 형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서둘렀다. 차를 가지고 가기에는 너무도 치솟은 기름값이 부담스러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하고 속초까지는 내 차를 가지고 갔다. 시외버스 맞은편 언덕에 있는 춘천검찰청속초지청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는 열두시 30분 태백 행 버스 편을 이용하려고 하였더니

  “강릉 가시면 태백 가는 버스가 많습니다.”

  하고 친절히 안내를 하여 주는 덕분에 열한시경 강릉행 버스표를 구하고 카스테라 두개와 우유 한 팩을 사서는 버스에 타고 허겁지겁 먹는것으로 점심으로 대신 하였다. 강릉에 도착하면 기차를 타고 갈까 아니면 버스를 탈까 하는 마음으로 잠시 갈등을 느꼈으나 아무래도 기차보다는 버스가 자주 있을 것 같아 버스를 이용하기로 마음을 정하고는 버스가 출발하자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강릉에 도착하여서야 겨우 눈을 뜨고는 태백으로 가는 버스표를 구입 하였는데 열두시 오십분에 출발하는 차니 한 시간 정도는 앞당겨 가는 셈이었다. 태백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세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도착하자마자 태백바둑협회 임원이신 빈삼각 님에게 전화를 하였다. 빈삼각 님은 전화를 받으시더니 너무도 반가워 하시면서     

   “아이고 선비 만석님, 벌서 도착하셨어요. 선비무도님도 다 오셨다고 하던데 십분만 기다리시면 버스터미널로 나가겠습니다.”

  라고 하신다.

   “네, 알겠습니다. 바쁘신데 안 나오셔도 되는데.......”

  하고 대답을 하고는 태백시외버스 터미널과 태백 역을 카메라에 담고는 선비무도 님에게 전화를 하였다. 그랬더니 이미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하셨단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니 선비무도 님이 나를 금 새 발견하고는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다가온다. 부인과 동반하여 바둑이 좋아서 광주에서 태백까지 먼 길을 마다 않으시고 오신 무도님이야 말로 진정한 애기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태백시외버스 터미널 인근의 시가지)

  나야 태백까지 먼 길을 온 것은 빈삼각님의 초청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선비무도님은 그 먼 길을 몇 시간을 차를 타고 오셨으니 그의 순박한 바둑 사랑과 인간성이 너무도 가슴에 와 닿는다.

(선비무도 아우님 내외와 태백시가지에서)

  선비무도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빈삼각님이 달려 오셨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빈삼각님이 준비하신 차를 타고 태백산 가는 입구인 당 골로 달려갔다. 태백산은 도립공원으로 우리나라의 시조인 단군성조를 기리어 천제 단에서 양력 10월3일 개천절에 제천 제를 지내고 있으나 일부 뜻있는 사람들은 개천절은 단군기원인 음력으로 10월3일에 제천 제를 지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당 골 민박 촌에 도착하여 주최 측이 예약한 식당에서 선비무도님과 도토리묵 한 접시를 시켜놓고 막걸리를 한 사발씩 비우고 있자니 천제단바둑행사에 참석하시는 이 창호 프로기사님과 유 창혁 프로기사님, 김 영삼7단, 조 대현기사회장님, 허 장회 사범님 등 프로기사들과, 바둑 텔레비전에서 얼굴이 잘 알려진, 아마추어 강자인 김 동섭, 심 우섭님 등이 식당 마당에 오셨다. 또 한 사람 반가운 얼굴 이 도연 기자............

  (선비무도 아우님은 심봤을거여..ㅎㅎㅎㅎㅎ)

  아이고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이 창호,  유 창혁, 김 영삼등 그 유명한 프로 기사들을 한꺼번에 실물로 보는 횡재수를 .........(야~~~나 로또 맞았다.) 거기다 보너스로 아마추어 강자들과 바둑계의 미녀기자인 이 도연 기자까지..........  음냐 ~~음냐~~~꿈이면 절대로 깨지 말지어다.

   다짜고짜 체면불구하고 이 창호, 유 창혁, 김 영삼 프로님에게 악수를 청하고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는 내 카메라의 셔터를 정신없이 눌러댄다. 이런 기회가 어디 평생에 몇 번이나 있으려고......이런 기회를 놓치면 평생 후회 할 텐데......^^*

(이 창호 사범님과 유 창혁사범님을 모시고 이런 영광을...)

(조 대현 기사회장님 그리고 김 영삼 사범님)

  식당 마당에서 숯불에 굽는 삼겹살의 냄새가 허기진 내 배를 후벼댄다. 체면 불구하고 삼겹살을 허겁지겁 입안으로 꾸겨 넣어서 허기진 배를 달랜다. 그러는 사이에 태평역 형님이 도착하였다는 영바모 아우님의 전화가  내 손 전화통을 울려댄다. 태평역 형님, 소라, 영바모, 이청아우님들, 그리고 플레이홀더라는 대명을 쓰는 아마추어 강자 한 분을 맞이하여 식당 앞에서 밤이 이슥하도록 정담을 나누다 피곤에 못 이겨서 정해진 숙소로 찾아들었다.

 (참가자들과 담소중인 이 창호 사범님)

(허기를 달래시는 태평역 형님, 소라아우님, 선비무도....참석자들)

 (파안대소 하는 이 미녀 누구일까요? 연리지 나무님의 저 순수한 웃음)

(영바모 시인의 저 미소는 이히히......아니 이청 아우님 형광점퍼를 입으셨나? 번쩍번쩍)

  아참.....작은시집님과, 꽃삽님이 태백까지 오셨다. 오로에서 대명으로만 뵙던 분들을 실물로 보니 두 분 다 엄청 미인이시다. ^^* 무지 반가웠다. 여성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이 창호, 유 창혁등 쟁쟁한 프로 기사들을 만나보기 위하여 포항에서 오신 그 분들의 열정이 있는 한 우리나라 바둑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원동역이 든든함을 애기가 여러분에게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밤늦도록 정담을 나누다가 난 결국 내일 아침 선현의 정기어린 그 곳 태백산 등반이 염려스러워 이층으로 올라가서 잠을 청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