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상수? 바둑이야기6


"이건 이렇게 가야지"
"저건 손해지.."

옆의 바둑판을 연실 손가락질 을 해가며 ㅂ 은 입방아를 찧는다.
자신의 상대는 두점하수가 초반부터 판이 헝클어져 머리를 싸매고 장고 중이다.


항상 진지한 바둑을 좋아하는 나는 평소의 습관대로 장고는 커녕 자꾸 옆의 판의 잔소리에 신경이 쓰인다.

바로옆의 ㅎ 과 ㅈ 은 송파기원 최고수 들이다.


감히 평소에는 잔소리를 해댈 사람도 없지만 ㅂ 의 잔소리에 더욱이 내기 인데도 아무 소리를 못하고 오히려 변명 비슷하게


"글쎄 그렇긴 하네요"
"역시 안좋은 수 였나요?"

ㅂ 의 잔소리에 외레 권위를 실어준다. 마치 꼬랑지 내린 애완견 처럼..

기계에선 상수 는 무조건 존경을 받고 권위와 방종도 이해를 받는것인가.


불과 한두달전부터 송파기원에 나오기 시작한 ㅂ 은 강동의 고수엿다.


기원마다의 텃세는 처음오는 신참은 잘 안붙여주고 외면을 하는법인데
상수 라고 쉽게 어울리기 시작햇엇다.

송파기원 특유의 내기방식 인 편바둑은
같은편을 응원하게 되고 같은팀의 성적이 자기에게도 중요하니
당연히 같은편이 이기기를 바라겠지만 노골적인 해설이나 훈수 는 금물인것이
바둑인의 기초상식 일텐데..

3:3의 시합은 편바둑 인데
같은편이 모두 이기면 따블로 받고
2:1 이면 이기는 것이다. 각자의 승패 집수 를 모두 합하고..

둘은 지고 자기만 이기면 꼴찌 에게서 원전 을 받는다.

여느 기원들처럼 자기가 이길수있는 상대만 기다렷다가 바둑을 두거나
몇년씩 같이 다녀도 둬보지를 못하거나
칫수가 맞네 안맞네 등의 소리가 안나오는..

특히 같은팀은 수시로 그때그때 바뀌기 마련이니 누구나 더욱 친밀하게끔된다.

송파기원의 자랑인 시스템으로
다들 동네손님이 줄어들어 문을 닫는곳이 속출하는데도
이곳은 바둑티비에 나오는 고수들은 물론이고 전국구 고수들도 쉽게 볼수있는 명소가 되었다. 물론 물좋은 아마츄어들이 더욱 많고^^

ㅂ 도 어찌 알았는지 이곳에 나타나게 된 것인데
매너가 영 아니다.

강동에서 몇년전 봤을때 항시 적수가 적어 구경만 하기 일쑤거나
동수에게 무참히 터지는 것만 보았었는데..
물좋은 신천지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곳에 나타났나보다.

상수 는 무조건 존경만 받는것이 기단의 오랜관습이긴 하지.
젊은이들도 사범님 소리를 흔히 쉽게 듣기도 하고..

기력이 어느 수준에 오르면
기리 를 깨우치고
참고 인내하는법이나 무아지경 에 이르는 순간순간 최선의 수 를 찾는 훈련이 되는등..

존경받는 습관을 저절로 몸에배게끔 되는 장점도 잇긴 하지만..

바둑머신 보다는
기력의 차이는 결국 치석으로 해결되는 것 이고

바둑두는 이의 인품(기품 ?)으로 바둑을 더욱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지게 할수는 없는 것일까?

존경받는 상수 가 많은 기계(기원)!
나 만의 작은 백일몽 인가?


미국이민 시절 항상 미소를 띠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던 분이 있엇다.
저분은 어떻게 저렇게 할수 있을까? 궁금하고 부러워 결국은 그분이 다니던 교회를 가보게 되었엇지.

저런분이 다니는 기원! 나만의 꿈일까?

작년말 젊은이들과 바둑을 오프라인에서 둘 기회가 있엇다.

타이젬9단인 젊은이와 두점에 진지한 과정 그 자체를 즐길수 있는 기억나는 바둑이었지. 초반에 불리했던 전세를 대마를 잡으로나서서 불계로 이길수 있엇다.
아마 실력보다는

나이와 연조(똥폼^^)에 두점 하수이지만 설마 이런정도 수순은 다 알고 계시겟지 하며 젊은 고수가 너무 몸을 사리다 정말 대마가 횡사를 한 것이다.

기력이 아닌 기품^^ 으로 이긴 것인가?^^
인품과 경륜은 장식물이 아닌 실전에 프러스 알파 로도 작용하는것이 아닌가?

존경받으려는 노력.

dignity 품위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 이것은 인생도 마찬가지이겟지.


바둑이야기(6)존경받는 상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