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rry blossom

땅딸이 정원장은 마른침을 틱틱 뱉기 시작한다.

고개를 조금 돌려 제 옆에 뱉는 것이니 진짜 침을 뱉으면 제 옷에 묻을지도 모르는데.

마른침을 뱉는 시늉만 하는 것 일까?

입안에 이물질이라도 있어 습관이 된 것일까? 알 수가 없다.

대국을 시작한지 몇 수 되지도 않았으니 뭐가 기분 나쁠 일도 없건만 나름대로 상대를 기분 나쁘게 만들어 흔들려는 전략인지 워낙 매너가 더러워서 인지 알 길이 없다.

장고도 필살 기로 활용하는 이도 있으니 초반 기세와 흔들기도 전략이긴 하겠지.

택시기사 박 팔단 이 하수와 접바둑을 둘 때는 정말 구찌 펀치가 70% 이상 기여로 하수를 혼란 속에 자멸케 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는 나조차 정 과는 편 바둑에서 만나면 신경이 쓰이며 이번만은 참고 견뎌야지 하며 속으로 다짐한다. 되지도 않는 억지와 하수에게나 통하는 과수로 어김없이 초장부터 억지를 부리는 것을 정확히 응징하여 귀 40 여 호 대마를 잡아둔다.

“공중에서 벚꽃 잎(cherry blossom)처럼 떨어진다” 라는 표현의 내레이션이 인상적이다.

티브이 디스카버리 다큐멘터리 화면 속의 장면은 일제의 가미가제 특공대 항공기가 미 함대의 포화 속에 산화 전멸 하는 것인데 편집자나 작가 중에 일본인이 포함되어 있었을까? 서양인 이라면 저런 표현은 쓰지 않았을 텐데 싶다.

1945년 태평양의 이오지마 섬 탈환 이후 일 본토 공격의 요충지인 오끼나와 를 4월1일 공격할 때 등장했다던 가미가제 특공대. 전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최후의 방안으로 오끼나와 에 상륙하는 5만 연합군과 교전을 내륙으로 미룬 채 해상의 함대를 항모를 공격하지만 실패한다. 원폭투하 와 천황의 패전 라디오방송 이후에도 가미가제의 책임자 우가키 해군중장은 최후의 11대를 직접 인솔하여 자폭한다.

초반에 대마가 죽었어도 돈 많고 배짱 많은 정은 오히려 큰 평수를 잡아놓고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다 잡을 수 있다는 듯이. 저런 허술한 그물망으로.

괘씸해서 일부러 큰 그물 속의 한 복판 소목에 날일자로 다가선다.

이리 살고 저리 살자 껍질만 남은 정은 흑의 보고 우하 에 되지도 않을 자리에 부아를 돋구려 삼삼에 침투한다.

상대를 안 하면 다섯 방은 이겼을 바둑을 분을 참지 못하고 다 잡아 버리려다 40 여 호 헌납을 한다.

가미가제(神風) 라는 용어는 2차 세계대전의 대미를 장식하던 태평양에서 영국 미국의 함대에 공포를 준 인간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전술로 내레이션은 설명한다.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과 국가우선, 당시 젊은이들의 가족과 명예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피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는 듯한 미화는 거슬린다.

적의 탱크를 저지 하기 위해 단신 수류탄으로 탱크와 같이 산화하는 이야기는 육이오 나 카자흐스탄의 전사 등에도 나타난다. 순간 동료와 부대 국가를 구하기 위한 군인의 본능과 의무 일수도 있겠지.

다만 일제가 단말마의 발악으로 구상한 자살공격 부대의 이름을 가미가제 라 한 것은 요행을 바라서 이겠지.

세계를 정복한 원나라 쿠빌라이 칸 의 함대를 막아준 계절풍 태풍 가미가제 의 신화와 요행을 다시 한번 바라면서.

같은 편 두 팀은 이미 끝나고 갖가지 나쁜 매너는 모두 갖춘 정은 이젠 장고 중 이다.

제 편이 합쳐 6방을 이겼으니 마무리하면 그만 인 것을 저 잘난 것 보여주려 이곳 저곳 패를 만들며 용을 쓴다. 내가 한방은 진 것 같은데 욕심 많은 정의 과욕을 이용하면 승부를 다시 걸어볼 수 있지 싶어 중앙 대마를 노려 포획한다.

다섯 방을 이겨 몇 집 차이로 우리 팀이 아쉽게 분패를 한다.

우리 편 전 사범은 석점 하수 에게 얌전히 두며 휘둘리다 세 방을 지고

우리 편 최 사범은 맞수 택시 박 팔단 에게 이겼던 바둑을 실수로 세 방을 진다.

뒤집으려 무리하여 다섯 방을 이겼지만 끝내 역 부족이다.

평생을 바둑을 두며 사범소리도 듣던 이들조차 한판의 바둑조차 제 뜻대로 되지 않는 것 이겠지.

벚꽃놀이 라는 단어는 어려서부터 매년 익숙하다. 젊은 시절엔 창경원의 벚꽃이 유명하여 데이트 코스였고 신혼 때는 잠실 5단지의 벚꽃이 유명하여 인근에서 인파가 몰려 귀찮을 정도였고 공장직원들을 초대하여 막걸리와 파전을 cherry blossom 밑에서 즐기던 추억이 새롭다. 최근엔 여의도 운중제 가 유명하다며 봉사활동과 모임 후 간호사들과 젊은 대원들이 가는 것이 부럽기도 하였지.

원 제국의 쿠빌라이 칸 이 굳이 변방 왜 를 정복하지 않아도 무방하고

굳이 기한을 정하여 왜를 정벌하라 하지 않았으면 무리수 자충수를 줄여 목적을 달성할수 있었을 텐데. 결국 국력의 소모로 원은 멸망하였다.

가미가제 가 그리도 고마워 다시 한번 가미가제 라는 미명 하에 최후의 발악을 해보지만 비인도적 군국주의 의 대명사로 남게 된 일제의 군부.

어김없이 만발하여 눈을 즐겁게 해 주던 벚꽃은

어김없이 5월 중순엔 길바닥의 낙화에 비까지 젖으면 쓸쓸한 과거의 영화만 남긴다.

Cherry blossom 밑의 한잔 술은 사양하기 어렵지만

포화 속에 산화 한 젊은 항공병과 일제의 제로센 전투기가 cherry blossom 일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