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학당, 고려인4세 프로초단 올가킴 18편

서울 마포 합정동 호텔:

Bed속의 그는 너무 서둔다. 경험이 없어서일까? 캐나다 人의 에티켓 과 부드러움 지성으로 가득 찬 그인데 마치 다른 사람이 침대 속에 들어온 것 같다. 원어민 강사로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그를 만난 지는 일년쯤 되었을까?

자상한 그와의 지난 추억들은 동화 속의 여왕이 된 것처럼 극진히 나를 위해줘 아름다웠는데.

거칠게 자신의 욕심만 채우려는 듯 마구 파고 든다.

긴장을 해서인지 낮의 결혼식에서 보드카를 지나치게 마셔서 인지 내 몸은 무감각하고 달아 오르지 않는다. 결혼만 하면 모든 꿈을 이룬 여왕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고통 속에 내 몸 속에 들어온 거대한 그를 느낀다.

짓누르는 무게는 아래쪽의 찢어지는 듯한 아픔과 함께 숨이 막힌다.

리드미컬한 그의 몸동작은 고통을 더하며 심연의 나락 속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끝없이 빠져 들어가는 동굴의 저 위 하얀 빛 속에 안드레이 최의 모습만 어른거린다.

모스크바 의대를 중퇴하여 러시아의 풍습을 잘 알며 내게 그리도 잘 해주던 그.

가족을 뒤로하고 머나먼 고국에 와서 만난 그는 같은 한국인으로 생각했었는데.

그는 나를 까레이스키 로만 생각했을까?

오랜 시간이 흐르는 듯싶었지만 허니 는 순식간에 제 볼일을 마치곤 돌아 눕는다.

강남의 학원에서 부잣집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여인들에게 품었을 연정을 내가 한국인과 모습이 같아 나를 선택한 것인가? 나는 한국인 일까?

내가 동시통역사여서 자신과 비슷해서 선택했을까?

그는 역사학을 전공했으니 인문학을 부전공한 나와 통해서였을까?

그는 아르메니아 계 러시아의 핏줄이니 나를 키르키즈스탄 계 러시안 이라 생각했을까?

눈물 속에 고향의 어머니 생각이 난다.

결혼적령기의 처녀들은 납치를 하여 결혼을 하는 오랜 유목민족의 관습이 지금도 횡행하는 곳을 벗어나 고국에 가서 한국청년과 행복한 결혼을 그리도 바라셨는데.

캐나다 가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아르메니안 사람으로만 생각하면서 실망 속에서도 행복한 결혼을 축복해 주셨던 어머니.

호텔욕탕 샤워 속에서 엘레나 박은 샤워소리에 묻히는 울음을 통곡을 하며 두 손을 얼굴을 가린 채 서있는다.

우즈벡 선교사 지마 안 과 한국인 닥터 양을 모두 사고로 잃은 올가 는 마음속에 흠모하던 김9단이 얼마 전 결혼을 하여 내색은 않지만 모든 것을 잃어 버렸지.

닥터 스베타 황 은 닥터 알렉스 가 노동운동을 하다 검거돼 한국 출입국관리소 보호소에서 강제출국 대기 중 화재로 사망 후 타지키스탄 의 산골 clinic으로 떠나 버렸지.

우리 셋 모두 한국남자 와는 인연이 없는 것 일까?

행복할 수 없는 운명일까?

한국은 영원히 먼 나라일 뿐 일까?

우즈벡 안디잔:

광활한 우즈벡의 동쪽끝 기다란 화살의 끝 화살촉처럼, 서쪽 끝 쿵그랏 사막의 카라칼팍(검은모자) 족 지역부터 동으로 길게 뻗어 사마르칸트 와 타슈켄트를 지나 천산산맥의 만년설을 넘어 우즈벡 에서도 동부 오지인 이곳은 화살촉 모양의 생김새로 키르키즈스탄 의 남쪽 오쉬 와 맞닿아있다.

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하여 한국에서도 여행 제한지역이지만 우즈벡 내 에서도 경찰의 허가서 오비루 를 사전에 받아야 올 수 있지만 일반 관광객들은 발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

일부 여름 단기 여행 차 한국에서 온 분들 중에서 임의로 지역을 활보하다가 경찰에 잡혀가 곤욕을 치르거나 벌금을 거금을 내고 추방 당하는 경우가 있다.

대우 의 김우중 회장이 안디잔 의 아사카 시티 에 자동차공장을 세우고 한때는 한인 기술자들이 450명씩 체류하여 대우 city였던 이곳이 이제는 한인은 갈 수 없는 지역이니 세월을 거꾸로 거슬러가는 지역이다.

바로 옆 나라 키르키즈스탄 의 민주화 혁명이 성공 후 그 물결이 국경을 넘어 이곳 안디잔 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발생하자 우즈벡 군경은 장갑차를 동원하여 자국민 천여 명을 학살하였다.

병아리200 마리를 원하는 농가에 주어 160마리 정도 살아남는 닭 중 80 마리가 암탉으로 알을 낳으면 농가평균 소득을 올릴 수 있어 자립농가 후원의 방법으로 사용된다.

타슈켄트 에서 온 배 선생은 안디잔 장애인협회지부 회장과 만나 후원농가 진행상황 등을 점검하며 한국인 학당에 들려본다.

검은색 칠판은 하도 오래 사용하여서인지 바닥이 들어나 허옇다고 해야 할 까.

목재의 책 걸상은 수 십 년은 지났을 듯싶은 초라한 모습이다.

작년에 김 간사의 단기 의료봉사단이 활동 후 기증하고 간 장구 북 등 사물놀이 기구와 한복인형만이 한국의 흔적을 알린다.

그래도 지원자는 많고 졸업 후 한국 행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부지기수 이다.

학당 앞에 몰려있던 아동들은 저마다 노트를 펴며 자신이 쓴 한글을 보여준다.

배 선생은 지금은 타슈켄트 본부 NGO의 회장이지만 14년 전 우즈벡 에 처음 와서 이곳 안디잔 지부에도 오래 있었다.

한국 모 종단의 도움으로 이곳에 새로운 교사 건물을 세우려던 계획은 지지부진하다.

환영 나온 학당 졸업생들과 식당에서 쁠로쁘(볶음밥)를 세 손가락으로 입에 떠 넣는다.

“올가, 스베타, 엘레나 가 한국에 가서 성공했듯이 이곳 아이들 중 샤흐노자 를 이젠 보내줘야 하는데”

“16살이 된 샤흐노자 의 기력이 올가 의 어린 시절보다 더 기대된다고들 하던데..” 현지 박 선교사의 말을 떠 올린다.

18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