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도 가을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나무들 중에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나무가 있어서 아침 산책길에 휴대폰으로 찍었습니다. 물이 들기 시작한 담쟁이도 참 보기 좋습니다. 아침의 약간 차가운 상쾌함이 있어서 사진보다도 훨씬 느낌이 좋았습니다.

산책에서 돌아온 후, 주섬주섬 밥을 챙깁니다. 어제 먹은 밥이 남아서 무조건 먹어야하는 날이었지요. 식은밥 냉장고에 넣기도 뭐해서 그냥 하루를 둔탓에 먹지 않으면 상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냄비에 밥을 넣고 가스렌지로 데웁니다. 조금 눌기는 하지만 상온에 있던거라 타지않고 쉽게 데워집니다.

간장에 밥을 먹습니다. 아니 마가린도 있었습니다. 마가린이 밥을 넘기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흰 쌀밥이었으니 '황후의 밥, 걸인의 찬'입니다. 마가린도 있었으니 걸인의 찬은 넘었을지 모릅니다. 웃으면서 즐겁게 먹었으니 걸인의 찬도 황후의 찬이 되어 '황후의 밥, 황후의 찬'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후식으로 어제 먹다 남은 사과도 한쪽 베어 먹었으니 부러울건 없습니다.

가끔은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봅니다. 잘 살고있다고 생각하다가도 돌아보면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성격도 물려받는 것인지 아버지의 성격, 할아버지의 성격을 닮아갑니다. 평생 그 부분이 싫어 벗어나려고 하면서도 그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급한 성격을 줄일려고 느적느적 살아가고 완벽한 모습을 가지지 않을려고 많이 허투르게 사는데도 마음속에는 그런 기준이 있었나봅니다. 오늘도 편하게 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노력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듭니다.

프로기사들은 형세판단이 상당히 세밀할 것입니다. 그리고 낙관파, 비관파라는 말도 몇집 유리하다 불리하다가 아니라 중반의 비등한 형세가 집으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이기에 낙관, 비관이라는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의 이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형세판단 해봅니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다른 사람과 다르게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바둑처럼 여전히 인생에서도 고수가 아니라 형세판단이 맞을리 없을 것입니다. 한수 한수 두어지는 바둑판처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가끔 형세판단을 해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