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09.3.29(일) 오전에 미국 LA에서 피겨 세계 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이런저런 이유로 2주 연속 주일 예배를 빼먹은지라 교회에 안 갈 수도 없고..

그 전날인 토요일 아침에 쇼트 프로에서 최고 점수를 얻은 김연아 선수의 첫 세계선수권 우승이

유력하고 게다가 여자 싱글 피겨 꿈의 200점 돌파도 기대되는 경기라 꼭 보고 싶은데..

교회에 나가 예배에 참석할 것인가.. 아니면 예배를 또 빼먹고 김연아 경기를 볼 것인가.

<To be or Not to be> 햄릿처럼 고민하게 되었다.  고민 끝에 교회를 가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나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응원할 것이고 3주 연속 안 가는게 뭔가 찜찜하고

죄스럽다는 느낌이었다. 전 주에 교회 갔으면 이날엔 안가도 될 수 있었는데.. 2주 연속 빠진게

너무 후회된다. 이럴줄 알았으면 전 주에 꼭 교회를 갔었어야 했는데..때늦은 후회.

혹시나 점프 중에 실수나 하지 않을까.. 아니야 이번엔 꼭 꿈의 200점을 돌파하는 최초의 여자

선수가 될 것이야.. 예배 중에도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예배가 끝나고 결과를 알기 위해 집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당구장에 부리나케 달려갔다.

당구장에 들어서니 마침 김연아 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었다. 중반부 연기를 하고 있었다.

당구장에 있는 사람들이 현재까지는 아주 잘 하고 있다고 한다. 점프에서 실수도 없이..

운 좋게도 나머지 2분여의 경기를 볼 수 있었다. 경기를 끝내고 기립 박수를 보내는 관중들을

화면으로 보면서 200점 돌파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드디어 결과가 나왔다. 131.59점.. 쇼트 76.12  합계 207.71 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이 나왔다.

정말 장한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딸이다.

사람이란 정말 간사하다.. 결과가 이렇게 좋게 나왔는데도 또 다른 욕심도 든다.

쇼트 프로 점수는 최고 기록이지만 프리는 133점대도 기록한 전례가 있다 보니..프리에서도

최고 점수를 냈다면 합계 210점도 넘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욕심말이다.

아뭏든 이 경기를 보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그 중의 하나는 스포츠에서 내가

죽을때까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보기좋게 깨진 것들이다.

불가능하다고 생각된 것들 가운데 2002년 비록 홈 대회지만 축구 월드컵의 4강.. 

박태환의 남자 자유형 수영의 올림픽 금메달 .. 그리고 김연아의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세계 1위..

정말 대단하다.. 

한편으론 또 이런 생각이 든다.. 박태환과 김연아가 은퇴하고 난 뒤에 이들을 이을 슈퍼스타를

남은 내 생애 동안에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볼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PS) 시상대 가운데 서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김연아 선수가 흐르는 눈물을 보면서

      가슴이 왜 이리도 찡한지.. 여왕의 눈물(Tears of Queen).. 그 눈물은 보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