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의 두드림 끝에 열린 대관령이었다. 인터넷이 발달한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대관령에 대한 사진 한장 보지 못하고도 대관령을 보고 싶었다. 이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가보지도 못한 곳에 대한 그리움.

첫번째 시도를 했을때 방해물은 구제역이었다. 대관령으로 가는 초입에 구제역 발생지역으로 출입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보고 돌아서야 했다.

그리고 두번째는 겨울이었다. 눈이 잔뜩 내린 날이었는데, 또 막연히 그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래서 차를 몰고 꾸역꾸역 미련하게 그길을 갔다. 역시 그날은 눈이 문제였다. 비포장 도로였지만 너무 많이 쌓인 눈에 흙이라고는 보이지 않은 길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차에서 내려 차옆에 쌓인 눈의 깊이를 재어보니 1m가 넘는다. 아쉬움에 바로 차에 타지 못하고 넓은 눈밭 눈 위로 몸을 한번 던지고서야 돌아왔다.

그리고 세번째. 대관령(삼양목장)에 발을 내 딛일 수 있었다. 낮의 따뜻함은 여전히 가을이었지만 정상의 나무가 이미 나뭇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한 것으로 봐서는 이곳은 차가운 겨울 밤을 맞고 있음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아파트 높이 만한 거대한 풍력발전기의 풍차들이 넓게 펼쳐진 고원을 이국적으로 보이게 했다. 이곳에 올때 상상한 모습이 있었는 것은 아니었지만 거대한 인공 구조물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껴졌기 때문에 수십기의 풍력 발전기의 웅장함이 즐겁지 않았다.

 솟대.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새의 형상에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그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다. 손을 뻗으면 잡일 것 같은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솟대의 모습에 그 의미가 더 다가오는 듯하다.

이곳에 솟대보다 훨씬 더 효험이 있을 것 같은 거대한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인간이지만, 그 마음은 여전히 솟대의 작은 나무새에 담아야하는 존재가 아닐까?

솟대를 보면서, 작은 나무판 위에 서 바둑으로 마음을 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 그 출발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