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기 이야기

출근길에 하도 날씨가 추워 볼기짝이 얼얼하기에 예전 어디서 본 볼기 이야기가

문뜩 생각이 났다.

그 이야기를 살짝 퍼오면....

함양(咸陽)에 한 선비가 있었는데 몸가짐을 매우 삼갔다. 그는 매일 반드시 양쪽 볼기를

씻었다.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해 물어보면,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세상 일은 알 수 없다. 내 지금은 비록 삼가고 있으나 만약 관가에 죄를 얻어 바지를 벗기고

태형(笞刑)을 받게 되었을 때 볼기에 만약 시커멓게 때가 껴 있으면 그 부끄러움을 어떻게

한단 말이오.”

그러다가 그는 죄 없이 붙잡혀 관아에 끌려가 태장(笞杖)을 맞게 되었다.

바지를 내려보니 과연 볼기가 보통사람보다 유달리 깨끗한지라 관장(官長:수령)이 감탄하며

"볼기가 저렇게 깨끗하니 이 사람이야말로 참 선비로다” 하고,

마침내 한 대의 태장도 내리지 않고 그 죄를 사면해주었다.

-청장관 이덕무(1741~1793)의 ‘깨끗한 볼기와 때 낀 볼기’(白黑臀)
 
조선후기 실학자인 청장관 이덕무가 경상조 함양군 사근역의 찰방으로 부임해서 들은 일화이다.

규장각 검서관으로 일하던 청장관은 1781년 12월 사근역 찰방이라는 외직을 발령받는다.

이듬해 11월까지 만 1년을 찰방으로 근무한 그는 함양을 중심으로 한 영남 지방의 풍속과 인물,

명승고적 등을 기록, ‘한죽당섭필(寒竹堂涉筆)’이란 책으로 묶어냈다.

작은 에피소드이지만, 선비의 몸가짐이 어떠해야 하는가는 잘 보여준다.

이덕무도 글 말미에 “볼기를 씻은 선비가 몸가짐을 매우 삼간 것은 세상을 깨우칠 만한 일이다.

(洗臀士人 持身甚謹 可以警俗)”라고 적었다.

                                                        경향신문 2006년 08월 29일〈조운찬 문화1부장〉

 볼기를 제대로 씻은 것으로도 죄가 사면이 되던 시절...

지금의 대선 주자들의 볼기는 저 선비처럼 깨끗한 것일까?

 
착한 볼기와 나쁜 배때기

                                                                 저니

똑같이 튀어 나온 것임에도 불구 하고

원래부터 튀어나온 볼기는 튀어 나와도 귀여움을 받고

원래 나오지 않았던 배는 튀어 나오는 순간 밉상이 된다.

멀쩡한 것이 솟아 나오면 정 맞는 세상.

밉상이 되지 않으려면 몸 관리도 잘해야 되고

또한 아무 때나 불쑥 튀어 나오지 않도록 조심도 해야 한다.

오늘도 볼기짝은 착하게 하루를 마감하고

배때기는 밉상이 되어서 하루를 방황한다.

진한 커피 믹스 한 잔.

내 배에 부어 넣어 시름을 잊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