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송태곤 사범님의 방(울산 롯데호텔)..

리그를 마치고..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피곤해진 은하..

다른 사범님들과 함께 잠깐 쉬는중이다^^

몇몇 사범님들은 둘러앉아 카드게임 중..

옆에서 어려운 카드게임을 계속 보다보니.. 머리가 아파오는 듯 했다. ㅜㅜ

그래서 안조영 사범님과 TV시청으로 방향을 바꿨다..

“왜 이리 재밌는게 안해?” 투덜대며 여기저기 채널을 돌려보는 안사범님..

이때 TV에서 아이로봇이 막 시작하려고 하는 걸 발견..!

안사범님 : 어! 이거 보고 싶었던 건데..!

은하 : 이거 저 극장에서 봤었는데.. 끝까진 못 봤는데.. 디게 잼나요~!

그래서.. 오늘의 안방극장 상영작은.. ‘아이로봇’

영화가 시작한지 10분 쯤 지났을까?

어느새 유니폼에서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온소진 사범님이 문이 열려있는 방 안을 빼꼼~ 쳐다보더니 안으로 들어왔다.

(어쨌거나 방안에 남여(?)가 함께 있으니.. 방문을 활~짝 열어놓는 센스.. ^^)

은하.. 온사범님이 들어오자 살짝 긴장했다..

아까 대국 전에 은하가 말 걸어서 사범님이 진 것 같기도 하고..

괜시리 죄책감에 어색어색..

그런데..

온사범님 : 영화 뭐에요?

먼저 말을 건네는 온사범님..

은하 : 아이로봇이요..

온사범님 : 지금까지 무슨 내용이였어요?

안사범님 : 아.. 나 잠깐 졸았는데.. 로봇의 3원칙이 뭐였어요?

헉! 은하.. 몇 년 전에 본 영화라서 집중 안하고 보고 있었는데..(실은 카드게임에 미련이 남아 흘끗흘끗 송태곤 사범님 패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어.렵.다.  ^^;; )

열심히 속으로 진땀 빼며 영화 내용 설명.. 설명.. 로봇의 3원칙 설명.. 설명..

그리고 이내 영화에 집중... 하지 못하고.. (은하의 설명이 불충분했나보다 ㅜㅜ)

안&온 사범님과 수다에 집중..

안사범님 : 진석이랑은 같은 도장을 다녔다면서요?

온사범님 : 우아~ 그럼 잘두시겠네요!

은하 : .... 아.하.하.. (삐질.. 바둑은 안두고 꾀부린 은하였다.. ^^;;)

온사범님 : 그런데 몇 살이세요?

은하 : (오~ 또 이 질문을!!)  몇 살이게요?

온사범님 : 일단 진석이형 보다는 어린 것 같고..

역시 이번에도 안사범님은 힌트를 줄 생각이 없는지.. 과자 하나를 입에 물고는 재미있다는 듯 눈만 대굴대굴 굴린다.

은하 : 앗! 아까랑 똑같은 장면이다!!

온사범님 : 뭐가요?

은하 : 아까 백사범님도 똑같이 묻고 똑같은 근거로 추측하더라구요.. ㅋ 빨리 맞춰보세요.. 아~ 방송화장을 해놔서 나이보다 들어보일텐데..

안사범님 : 무서워서 솔직히 말도 못하겠네.. ㅋ

은하 : (째릿!) 그냥 솔직하게..

온사범님 : 한.. 23살? 24살?

오.. 신기하네.. 온사범님.. 백사범님..

전혀 달라보였던 두 사람..

지금보니 어째 좀 비슷하다.. ^^

episode2 : 안조영 사범님

우리의 대화를 조용히 듣던 안사범님..

“무서우니까 그냥 낮춰서 부른거지~” 하고선.. TV로 시선을 돌려버린다..

애그~ 누가 솔직쟁이 아니랄까봐.. 하여튼!!

아무래도 안사범님께 미운털이 박힌건가?

안되겠다.. 2선으로(?) 기자.. ㅡㅡ;;

(그동안.. 안사범님한테 꼬박꼬박 존댓말에.. 이상하게 어려워서.. 살살 도망다녔던 은하..)

은하 : 저기.. 오빠라고 불러도 되요?

안사범님 : 네?

하더니만.. 갑자기 박수를 친다..

은하 : (당황.. ^^;;;) 왜 갑자기 박수를...?

안사범님 : 아니.. 좋아서요.. ㅋㅋ 우리는 일반인.. 아니.. 프로기사 아닌 사람들을 만날일이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대화할때 좀 당황하고 먼저 말 잘 못걸고 그래요..

은하 : 아.. 그렇구나..

안사범님이 솔직쟁이가 된건..

꾸미지 않고 포장하지 않아서 인가보다..

뭔가 세파에 시달리지 않은..

눈치보거나.. 비위맞추거나.. 그런거 모르는..

아이 같은 깨끗한 성격이랄까..?

안사범님의 매력을 하나 발견한 것 같아 친근감이 든다.

은하 : 그럼 오빠라고 할께요^^

안사범님 : (씨익~) ^ㅡ^

저렇게 웃기도 하는구나.. 잘 안웃는 성격인 줄 알았는데..

너무 밝은 미소를 가지고 있어서.. 아무한테나 안보여줬었나보다..

은하 : 아참! 안사범님 정말 인기 많던데요?

안사범님 : 제가요? 설마~

은하 : 아녜요.. 우리 동호회서도.. 사범님.. 좋다고 하는 회원들 많아요~ 여자친구 있냐구 막 물어보구..

안사범님 : 우아!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은하 : 있다고 그랬는데..

안사범님 : 헉! 대채 왜요!!!

은하 : 전에 청주서 고근태 사범님이.. 안사범님은 여자친구 있구.. 자기랑 조한승 사범님은 없다고 그래서..

안사범님 : 없어욧! 빨리 없다고 다시 말해줘요!!

안조영 사범님의 '여성' 팬 여러분..

안조영 사범님은 과자를 좋아한답니다..

안조영 사범님은 안조용 하답니다.. (다만 초면에 낯을 가릴 뿐..)

그리고..  여자친구 ‘없다!!’ 고 합니다..!!  <- 안조영 사범님~ 은하.. 약속 지켰습니다^^

아직은 오빠라고 부르는게 어색한..

까칠한 솔직쟁이.. 안조영사범님..

사실은 그동안.. 무서워 보여서.. 살짝쿵 피했었답니다..

다음에 볼 땐 꼭 오빠라고 할께요^^

이쁜 여자친구 얼른 생기시길 빌겠습니다.. ㅋ

episode3 : 온소진 사범님

은하는 질문쟁이.

온사범님께 아까 계시하면서 본 바둑내용을 질문했다..

친절히 설명해주는 온사범님.. ^^

은하 : 아까 우하귀에서요.. 백사범님이 2선으로 들어온거.. 그거 33으로 받아야 하는거였죠?

온사범님 : 아~ 거기.. 설명.. 설명..

은하 : 그리고 거기 변에서는요~ (은하.. 이번 대국은 질문이 많았다..)

온사범님 : 설명.. 설명..

....

은하 : 이제 우리 향후 일정이 어떻게 되는 거에요?

온사범님 : 6시에 싸인회 끝내고선 울산 디아채쪽에서 저녁 사는 데에 간대요..

은하 : 선수만 가는거죠?

온사범님 : (괜시리 미안해하며) 그렇죠..

은하 : (시무룩) 너무해.. 밥 같이 먹게 해주면 좋을텐데.. 흑..

온사범님 : 끝나고 아마 선수들끼리 영화보러 갈꺼에요.. 그때 합류하면 되죠..^^

은하 : 우아! 진짜요? (아.. 온사범님 너무 착하다^^)

이렇게 해서 약속 잡았으나..

그날 결국 은하는 집에 일찍 가서.. 한게임 선수들과의 영화감상은 못했다.. ㅜㅜ

온사범님.. GS칼텍스배에서.. 이창호 사범님과의 대국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요즘 예전만큼 공부를 많이 안했던 것 같다며..

다가오는 시합..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하는 온사범님..

2004년에 입단하여.. 이제 3년차인 온소진 4단.

올라온 계단 만큼이라 올라야 할 계단이 많은 젊은 프로기사.

나이답지 않은 여유와 배려.  저단 특유의 재기. 승부욕.  그리고 노력.

바둑계가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재목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