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道와 사이길

선비만석

  세상살이에는 길이란 것이 있다. 이 길은 정도와 사이 길로 나뉜다. 사회조직은 늘 정도를 원한다. 하지만 작금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바라보노라니 어느 것이 정도인가 하고 나의 가치관이 흔들린다.

  종부세 논란을 일으키더니 급기야 헌재에서 종부세 제도는 일부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하였다고 한다. 그 재판관 아홉 명 중에 여덟 사람이 종부세에 해당된다니 위헌판결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된다.   

  가진 자와 못가진자로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재산과 소득에는 일정한 징세를 가하기 마련이다. 종부세를 만들 때의 취지는 가진 자가 더 세금을 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 명박 정부의 각료들과 가진 자가 이번 위헌 판결로 인해 반납 받는 종부세가 물경 육천 억이란다. 나는 일억도 본적이 없으니 그 돈이 얼마나 되는 건지 가늠하기 어렵다. 비교를 하자면 공직생활 삼십년 걸려서 빚을 오천만원이나 안고 장만한 내 아파트 같은 것을 한 칠천 가구 정도 살 수 있는 돈이라는 것을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그들은 왜 그렇게도 종부세 폐지에 목숨 걸듯 하는가?  가진 자가 내는 세금이 모순된 것이라면 그 당시 그런 세제를 만든 사람들은 가진 자를 못살게 하기 위한 협잡꾼 이였단 말인가?  정말 1%의 부자들을 위한 정부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종부세 폐지로 인한 부작용이 지방정부의 재정수입 축소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결국 가난한 서민에게 떠안겨 지게 되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나는 우리나라 정치가 가야 할 길이 지금 정도로 가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바둑도 정도로 가는 사람이 승부에서 유리하다. 물론 속임수나 암수도 바둑에 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에서 일부세력만을 위한 정치로 변질되어 간다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치에 염증을 느낄 것이다. 

  바른 길로 가는 것이 지루하다 하여 사이 길로 간다면 바른 길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고 우리 사회에서 바른길 보다는 사이 길을 찾는 부적절한 풍토가 만연할 것이다. 지금 세계적인 불경기로 인하여 각 국은 내수 진작을 부추기기 위하여 화폐를 발행하는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한다.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갈 것이고 물가는 자꾸만 오르고 우리는 경제의 내리막길에 서서 당분간 어려운 시기를 맞을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정도가 아닌 사이 길로만 가려고 하는 우매함 또는 약삭빠름에 의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닌가하고 마음이 답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