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연다는 것은 참으로 쉽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서양 사람들은 우리와 풍습이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예전에는 어른을 만나면 큰절을 하였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어른을 만나면 포옹을 하고 또 뽀뽀를 하더군요. 우리 나라에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우리는 큰절 대신 악수라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물론 간편하고 좋기는 합니다 또한 스킨쉽이 되어 친밀감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우리는 남을 안아주는 것을 해보지 않아서 참으로 어색합니다. 아주 절친한 사이라도 안아주는 것 보다는 악수를 하는 것으로 일단락 됩니다.  특히나 여자들을 안아주다가는 오해받기 십상입니다.

  나는 안아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어떤 모임에 가던지 가급적이면 만나는 사람을 안아주려고 합니다.동갑내기 모임이 있습니다. 여자던 남자던 동갑이면 그 모임에 회원이 됩니다. 여자친구들은 처음에는 어색해 하다가 제가먼저 안아주는 것에 익숙해서 요즈음은 서로들 만나고 헤어질때 안아줍니다. 그러면 정말 따뜻합니다. 그리고 친구라는 것을 확연히 기억하게 해줍니다.

  남자들은 고정관념속에 삽니다.

  "여자와 접시는 내돌리면 깨진다"

   라는 고정관념은 참 무섭습니다. 옛 어른들에게 이런 소리를 듣고 자란 제나이 또래의 쉰세대들은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누라 단속을 잘하라고 합니다. 또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性이 개방되다보니  여자가 나다니면 바람을 피운다는 고정관념을 쉽사리 떨쳐 버리지 못합니다.

  물론 사람중에는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도 상대방이 있어야 피는 것이고 결국 남자라는 상대가 있어야 바람이 성립되는 것인데 왜 유독 여자만 단속하고자 하는건지요. 이것은 남성우위의 사회구조가 우리에게 뿌리깊게 박혀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가끔 동갑내기 친구 모임에서 여자 친구들에게 물어봅니다.

  "니 남편은 니가 이렇게 친구 만나러 간다고 하면 잘 다녀 오라고 하냐?"

  그러면 그중에 몇몇은 이젠 우리 남편이 내가 외출 하는것에 그리 신경을 안쓰고 허락 한다고 대답하고 또 몇몇은 우리 남편 알면 나 죽음이다.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남편을 속이지 말아라.  친구들 모임인데 남녀가 함께 모인다.  건전한 모임이다. 날 못믿겠으면 같이가자"

  그렇게 말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대답이 걸작입니다.

  "우리 애 아빠는 내가 아직도 젊게 보이나봐."

  "야, 니한테 돈 붙여서 길바닥에 내 놓으면 돈만 가져가지 널 누가 데려가냐?!"

  내가 이렇게 농담을 하면 킬킬대고 웃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남자와 여자가 친구 한다는 것이 참 이해가 안되는 고정관념속에서 살았습니다. 이게 다 주입식 교육 때문입니다.^^*

  마음을 연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실천은 잘 하지 못합니다. 입만 살아서 나불대지요.

  바둑에는 정석이란게 있습니다. 고수들은 말합니다. 정석을 외우되 잊어버리라........아니 잊어버릴 정석을 왜 외우라고 합니까?  한데 그말은 정석대로만 바둑이 되지 않더라는 이야길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나면 이해가 됩니다.

  바둑도 마음을 열면 고수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나는 아직도 바둑에선 마음을 열지 못했나 봅니다. 오로에서 맨날 오단으로 투닥대니 말입니다. 육단이 되고 7단이되고 왕별7단이 되면 아마도 마음을 열고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승부에 초월한 좋은 기보를 남기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