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에 <형사 콜롬보>라는 미국에서 제작한 TV용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는 피터 포크였는데.. 캐릭터가 아주 독창적이었습니다.

헝클어진 머리털과 부스스한 얼굴 그리고 후즐근한 바바리 코트에 고물차를 모는 주인공.

한마디로 강력계 형사 이미지와는 안 어울리는 빈틈과 허점투성이 모습이었죠.

격투 실력은 커녕 총이나 제대로 쏠 줄 아는 형사인지 모를 정도지만..

예리한 관찰력과 유도 심문의 달인으로 범행의 전모를 밝혀냅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용의자와의 대화를 끝내고 헤어질 것처럼 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한두마디 더 말을 건네는 장면입니다. 그 장면은 항상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죠. 비폭력적인 지적 추리 형사물이었습니다.

최근에 인터넷에서 우연히 <멘탈리스트>라는 미드(미국 드라마)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재미가 있더군요. 그래서 3일에 걸쳐서 22편으로 구성된 시즌 1을 다 보았습니다.

이 드라마 보면서 형사 콜롬보 시리즈가 생각나더군요. 스타일이 아주 비슷합니다.

형사 콜롬보는 LA 형사이고.. 멘탈리스트는 캘리포니아주 전체가 관할 구역입니다.

영화가 시작할 때 <Mentallist는 정신적인 예리함, 최면 또는 암시를 이용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사고와 행동의 조종에 능숙한 사람>이라고 자막이 나옵니다.

    (좌로부터 주인공 패트릭 제인, 팀원 릭츠비, 팀장 리스본, 팀원 조, 팀원 반펠트)

캘리포니아 범죄 수사국(CBI)의 5명으로 구성된 팀이 주인공들이지만.. 특히 CBI 정식 직원이

아니면서 콘설턴트로 일하는 전직 심령술사 패트릭 제인(사이먼 베이커 분)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마치 형사 콜롬보처럼 모든 사건을 결정적으로 그가 해결하죠.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 마치 여자 이름처럼 <제인>인 것 또한 의미가 있습니다.

싸움도 제대로 못하는 아주 연약하고 부드러운 인물입니다. 때로는 엉뚱하기도 하고.. 그 역시

콜롬보 자동차보다 조금은 좋지만 구형 차에.. 같은 복장(조끼와 양복).. 살고 있는 집은 한번도

안 나오고 주로 사무실 소파에서 잠자는 인물.. 하지만 그는 이전에 한 연쇄살인범에게 던진

모욕적인(?) 말때문에 부인과 아이가 살해당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으며 연쇄살인범(레드 존)을

잡아 복수하려는 집념을 갖고 있습니다.

시리즈 1에서도 몇번 레드 존과 연관된 사건이 나옵니다. 아주 교묘한 연결을 유지하죠.

아무튼 근래 본 TV 영화중에서 정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과거에 주인공 잭 바우어의 험난하고 긴박한 하루에 벌어진 엄청난 사건을 1회당 1시간 동안의

진행을 엮어나가고.. 마지막 24회에 즉, 24시간째에 사건이 해결되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준

인상적인 액션 시리즈 <24>도 기억이 납니다.

<멘탈리스트>..기회가 되시면 한번 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인터넷 검색하시면.. 

요새 어떤 극장용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PS) 주인공 패트릭 제인같은 사람이 정말 있다면.. 그 앞에서 거짓말은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팀원 조 역을 맡은 배우(팀 강)은 한국계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