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성
강요하지 않는 유혹의 밤
사랑하는 모든것을 버리고
오직 한사랑만을 위해 모여든다

유혹의 불빛따라
불나방처럼 몰려와서
악마의 입으로 들어가는 영혼들이
미처 악마의 미소는 보지 못한다

모든것을 두고 오라한다
모든것을 두고 가라한다
모든것을 잊고 가라한다

모든것을 태워 재가되라 한다

육신을 불사르고
영혼을 불사르고
희망을 불사르고

여기에 뼈를 묻으라 하고
악마의 성은 그렇게 위대하다

요즘 경기가 최악이라 악전고투를 하던차에 장거리 손님을 맞는다
강원랜드로 갑시다.
실로 얼마만의 실로폰 같은 목소리가 가슴은 난타한다
마침 두어시간의 휴식과 저녁 식사후 첫 손님인데 연료도 가득 넣어뒀다
선달이와 애마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동강 생수를 가득 실은상태.

강원랜드
우리나라의 라스베가스라 했던가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로 달려간다. 돈도 벌면서...
어떻게 생겼을까...아마도 환타지아겠지...
괜스런 설레임은 선달이를 재촉하여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입구부터 화려하다
폐광촌이 별천지로 변했구나...감탄도 잠시였다
모두가 전당포. 모텔이다 대기할만한 곳을 찾아 보았지만 적당한곳이 안보여
하나밖에 없는 훼미리마트로 들어가서 길을 물어보고 당구장 식당  피시방이
전당포 사이사이에 하나씩 끼어 있는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오직
도박을 위한 시설물과(카지노 식사 전당포...)
도박에 의한 잔재들과(저당잡힌 차와 귀금속 그리고 영혼들...)
도박의 후유증만 눈에 들어 오는것 같았다

폐허의 폐광촌이 화려한 별천지로 위장하고 가여운 영혼들을 유혹하여 무대뒤의
저 깊고깊은 갱속으로 몰아 넣는다
살아 기어 오르는 몇몇은 다시 돌려 보낸다 그들의 여력과 또 다른 먹이감을
위해서 약간의 노자돈도 쥐어 보낸다
그 주변으로 마지막 습기마저 빨아먹는 전당포...

헤어나지 못한 영혼들이 악마의 품으로 몸을 던진다
옥상에서 투신하고...
화장실에서 목매달고...
분신하고...
석탄 가루가 멎은 이곳에 후회로 절규하는 영혼들의 뿌연 가루가 뒤덮여 있다

아...! 악마의 성

쟁취하지 않으면 가질수 없는 세상에서 그들은 선구자인가 낙오자 인가.?
기계와의 싸움이라 별개로 보아야 하는가.? 세상이 그렇게 돌아간다
상식과 도덕이 들러리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변질된 개성과 무식한 추진력
성형으로 가꾸어진 진실들이 난무한 세상이 우리를 혼란속에 불신만 쌓게한다
오해의 계절 2월의 둘쨋날 새벽녁
찬란한 막장을 둘러보는 선다르의 또다른 오해가 깊어간다

날이새고 하나같이 조췌한 영혼들이 성을 빠져 나온다
아무일 없는듯 선남선녀로 돌아가려 바삐 서두른다
나의 애마에도 가여운 영혼이 밤새운 피곤함에 쓰러져 있다
나와 이사람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들의 하룻밤 놀이 값으로 식구들을 수십년 공양(?)했고 앞으로도 버텨야 한다
오늘 조금 푸짐한 보따리를 기다리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다리지만
이들은 무슨 보따리를 준비하였고
그들에게 지난밤은 무엇으로 오해를 감추었을까

단양 휴게소에 오르니 아침해가 떠오른다
커피 한잔을 뽑아들고 사진으로라도 단양팔경을 바라보니 사뭇 여유롭다
꾀죄죄한 보따리로 일용할 양식을 담을수 있음에 다시한번 감사한다
최소한 선달이는 이 보자기를 낙하산으로..  화장실에서 넥타이로 쓸 생각은
추호도 없음이니 어리석고 구차하면 어떠랴 그마저 오해인걸.

오늘은 간만에 통닭이라도 시켜 드릴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