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은 다 제잘난 맛에 산다.  지금은 남의 눈치나 보면서 조용히 살다가는 험한 세상에 이리채이고 저리채이면서 어려운 처지에 다다르기 십상이다.

  얼나마 오래 살다 죽겠다고 아옹다옹 하면서 지지고 복고 사느냐고 누가 말한다면 뭐 딱히 할말은 없다. 내 자신이 올바로 살자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때도 많다.  주말에 막내 딸아이가 사위감 과 갑작스런 방문을 하였다.

  막내 딸 이놈의 속셈이야 뻔하다. 제 힘으로 해결이 안되는 어려운 일에 부닥쳤을 때만 애비를 찾는다. 그래도 어쩌랴 내가 저지른 일이니 내가 책임을 져야지 지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게 아니라 아버지 엄마가 낳아 놓았으니 태어났는데......

  "아버지, 죄송해요."

  "뭐가?"

  그리고는 아이가 말을 하지 못하고 울기만 한다.

  "왜 그러니?!"

  엄마한테 시집간다고 했다가 된통 혼나고 엄마가 말도 안한다는 이야기다. 거참....입맛이 씁쓸하다.

  허기사 딸 아이가 올해 스물여덟이니 시집갈 나이가 되긴 했는데 내가 직장을 잡기전에는  시집을 안보낸다고 하니  엄마에게 말했다가 아예 일이 글러질 판이니 애비를 찾아왔다. 저 아쉬운 일 없으면 애비에게 전화도 안하는 자식들을 나무라면 무엇하리. 나도 자식들에게 전화를 자주 안하는데......얼마나 오래살다 죽겠다고 이리 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내에게 전화를 하였다.

  "현정이가 여기 왓네."

  "혼자 갔어요?!"

  "아니 사위감 하고 같이 왔네...  허허허 내참 그녀석 시집가는게 그리 급한가"

  "참내, 이 상황에서 웃음이 나와요?!"

  "그럼 웃어야지 어쩌겠소. 다큰 자식 언제까지 같이 있을수 없고 간다고 할 때 보내야지"

  "그럼 당신이 알아서 해결 하시우"

  "알았어......."

  더이상 할말이 없어서 전화를 끊었다.

  사위될 놈은 무릎을 꿇고 앉아서 땀만 삐직삐직 흘린다. 그 꼴을 보니 기가 막힌다.

  "편히 앉아라.  머 죄졌냐? 너희들이 다 성인인데...알아서 이야기 했겠지...  돌아가거든 아버지에게 12월중에 만나자고 말씀 드려라"

  "예, 알았습니다."

  아이들과 나가서 저녁을 먹었다.  괜시리 아이들 마음 불편하게 할일이 머 있으랴 싶어서 마음편히 해주자고 허허 웃으면서 대하려니 자꾸 눈물이 나려한다. 자식들이 하나 둘 품을 떠나가면 결국 마누라하고 둘만 덩그라니 남을텐데.....어쩌나 마누라가 곰국 끓여놓고 집을 나가면 헉.....그때는 오갈데 없는 홀아비네...

  그래도 어쩌랴 갈 때가 왔으니 부모자식간의 이별도 때가 되면 어쩌랴........

  오늘 사무실에서  대충 혼인 비용을 뽑아보니 헉 장난이 아니네........아무래도 또 은행에 손좀 비벼야 안되겠나 싶다. 내년 10월쯤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놈의 자식이 와이리 빨리 간다고 내 머리 쥐나게 만드나 그래도 어쩌랴 살면 얼마나 살겠다고 자식이 결혼하고 싶다니 사랑한다고 하는 놈 생겼을 때 얼른 치워버려야지....끼고 있다가 노처녀 만들면 더 골아플텐데.....에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