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본다는 것은 항상 부끄럽다.  오로광장에 선비만석 나를 뒤돌아보면 이라는 제하에 네번째 글을 올렸다.  한데 너무 부끄럽다. 아직 자서전 같은 것을 쓸 나이도 아니고 그저 평범히 살아온 나를 뒤돌아 보니 너무 부끄러운 것들만 생각나 글을 읽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뒤 돌아 본다는 것이 나이를 먹어서 하는 일종의 자기 반성이라면 젊어서의 삶은 부끄럼없이 살았어야 했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  오직 나를 위해서 내 가족을 위해서 또 그 가족 속에서 자신만을 위해서 남에게 가슴아픈 짓을 서슴치 않았다.

  어찌 이제 그것을 되돌릴 수 있으랴  부끄러워도 어쩔 수 없이 지나간 내 삶에 대한 뒤늦은 반성이라도 해야 내마음이 편하겠다는 알팍한 계산이 깔린지도 모른다. 다 제마음 편하자고 하는 짓이리라.  아주 부끄러운 부분은  쓰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인생을 복기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잘못된 부분은 다시 두어서 올바르게 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바둑을 두면서 복기를 하면 내가 왜 그 때는 그리 두었을까? 하고 되짚어 보게 된다.

  인생은 복기 할 수없어 한번 실수가 크게 인생을 좌우한다. 언제나 내 인생이 훤한 대로처럼 되리라 하는 기대감 속에 살다보니 어느새 나는 흰머리가 나는 나이가 되었다.

  나보다 더 오래 살아온 어르신들도 계신데 나같은 사람이 이런 허접스런 이야기를 하는것이 죄스럽긴 하지만  이왕지사 꺼낸 이야기닌 다시 되담지 못해서 계속 끄적일 것이다.

  오늘 하루를 늘 뜻있게 살다가 가고자 다짐하고 일어나지만 또 하루는 속절없이 지나간다.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간들이 덧없이 지나가는 이 순간에 내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돈인가?  아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내 이웃이다.  그들과 떨어져 살 수 없듯이 내 가족과 내 이웃이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이다.

  아침에 약수터를 다녀와서 하루를 기분좋게 보내자고 다짐한다.

  하지만 바둑두다 보니 이기려는 욕심이 앞서서 바둑을 그르친다.  좀처럼 이기기 어려운 바둑이 기분 좋을 때는 육연승 까지 간다.어찌 되었거나 혼자 있을 때 가장 대하기 좋은 친구는 바둑인가 보다

  나를 뒤돌아 보는 순간에도 바둑은 거기 그렇게 나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