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얼 시구씨구 들어간다, 저 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왔던 중도기 죽지도않고 또왔네...

중독에 쉽게 빠지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하는데 내가 딱 그런경우인것 같다.  . 바둑, 골프, 포도주,  도박, 주식, 인터넷, 등등 뭐든지 하나 시작 하면 아주 푹  빠지고 만다.

생각보다 오로에도 중독증상이 심한분들이 많은것 같다.   나역시 매일 바둑에 몰입해 연속으로 7 ~ 8 판을 두고나면 진이 빠지고 축늘어져 아무 다른일도 하기가 싫어지는 날들이 점점 잦아졌다.  눈도 급속도로 나빠졌고 (할수없이 모니터 만큼은 큼지막한 최고급으로 바꿨다) 잠자는 시간이 들쑥날쑥 하다보니 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사는게 영 말이 아니었다. 

급기야는 눈을 흘기면서 '나랑 살꺼예요 바두기랑 살거예요, 지금 둘중에 하나를 택하세욧 !'  하면서 압력을 넣기도하고,  어떤날은 '어이구, 내팔자야 그눔의 바둑이 웬수지...나 생과부로 늙어죽네....ㅜㅠ'   하면서 눈물을 찔끔찔끔 짜는 아내가 애처롭기도 하여 작년 추석에 대 결단을 내렸다. 
 "일년간 바둑을 끊자." 
 (굴쵸어른도 잘생각해 보셔유… 장개가면 잃는것도 있을수 있구먼유…  세상만사 다 내맘대로 되는것은 아닌것 같네요…)

첫 일주일은 안절부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나를향해 손짓하는 오로 애인 생각만 간절했다…  손도 떨리는것 같았고 마음도 떨렸다. 담배 끊을때와 별차이가 없을정도로 금바 현상은 나를 심히 괴롭혔다.    결국엔 쌩으로 굶으면서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 바둑은 두지 않고 구경만 하기로 타협을 보았다..

바둑을 않두는것 만으로도 효과는 상당했다.  남의 바둑을 구경하는것은 언제든 고만 둘수 있고 계속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몇판을 구경하더라도  진이 빠지는 일은 없었다.  (육개월을 ‘금바’ 하고나니 증세가 완치된것 같아  한달 전부터 다시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어쩌다  5판 을 계속 둘때도 있지만, 요즘은 거의 하루에 두 세판 정도만 두면서 콘트롤이 되가는것 같다.)

그런데 문제가 또 한가지 생겼는데,  고놈의 베팅이다.
스스로에게는  “ 아 뭐 아무쓸데없는 포인트, 숫자에 불과한거야”   라고 말했지만 고것이 아무것도 아닌데 아무거드란 그말이다.

한참 베팅에 빠져 있을때는 오백등안에 들었다, 삼백등안에 들었다 하면서 좋아라 혼자 비실비실 웃는날이 많았다.  이런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던 아내가 처음엔 인터넷에서 무슨 연애를 하나하고 이것 저것 말을 돌려가면서 심문을 했다.

 그러다 결국 아무 쓸데없는 포인트 때문에 그렇게 혼자 킥킥 대는것을 알고는날 완존히 맛이 간사람내지는 쪼다취급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름대로 해프 베팅의 도가 트이면서 하루에 몇억을 벌기도 하는등 베팅실력의 급수도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찌 좋은날만 있을수 있으랴… 어쩌다 해프 베팅신공에 실패해 나락으로 떨어져 오로 포인트 랭킹의 600등 안에도 못끼게되는 날이면 풀이죽어 인생이 허무해지고 살기조차 싫어지곤했다.    결국엔 이 베팅역시 한달 정도 끊었다가  백만점 아래로 유지하면서 소액으로 그저 재미로 했더니 중독 증상에서 벗어날수가 있었다.   (그러나 요놈은 언제든 다시 재발될 가능성이 큰것같다.   특히 오로작가라면서 거액의 포인트를 공급해 주는바람에  요즘 갈등이 심화되고있다.)

요즘엔 또하나의 중독증세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다름아닌 오로광장과 문학게시판 중독 증세다.   새로운 글이 올라왔나, 누가 댓글 달아주었나, 하루에도 열댓번씩 들락 날락 거리면서 기웃거리고 있는 내자신을 발견하고는 오로 광장역시 한달정도 끊어야 하는게 아닌가 고려중이다.

스스로 중독되었다  고백한 별천지, 굴쵸, 해설짜님 뿐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정도로 오로바둑에 몰입된 분들이 꽤 많은것 같네요.  일년에 몇번정도는 한 일주정도 “금바” 하시면서 건강을 체크 해보시는것도 삶의 “조화”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까하여 몇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