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후무 제갈무후>: 과거에도 앞으로도 제갈공명만한 사람은 없다.. 라는 이 표현은

주원장을 도와 중원을 통일하여 명나라를 세운 유기가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것에 얽힌 고사가 있는데.. 그 내용은 믿거나 말거나 전설같은 것이다.

제갈공명이 과대 평가를 받고 있고 그 자신이 공명보다 더 나은 인물이라고 생각한 유기가

촉나라 땅에 갔을 때 공명과 관계된 절에서 흙으로 빚은 닭의 울음 사건과 공명의 무덤에서의

자신이 타고 있던 말의 말밥굽이 땅에 붙어 움직이지 못한 사건.. 그리고 공명의 무덤 위치에

관한 사건을 통해서.. 유기가 공명의 위대함을 깨닫고 한 말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이따금 삼국지의 제갈공명을 생각할 때마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의문이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읽었던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보면.. 그야말로 제갈공명은 신출귀몰한

지략가에다 하늘을 비롯한 자연의 움직임과 나아가 자신의 수명까지도 읽어내는 사람이다.

그런 귀신같은 공명이 왜 몇십년도 못 가서 망할 나라를 세우는데 온 힘을 바쳤을까?

즉, 위나라의 조조를 도왔으면 천하통일은 쉽게 조조가 이룩하게 되었을 것이고.. 공명도

큰 고난을 겪지 않고 좀 더 멋지고 편한 삶과 54살이라는 나이에 피를 토하고 죽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결국 조조나 손권이나 유비는 서로 영양가없이 전쟁이나 열심히 하다가.. 천하통일은 그들이

아닌 진나라의 사마염이라는 엉뚱한 인물이 성취한다.  

이런 의문에 대해 혹자는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하기도 한다.

공명은 원래부터 출세와 야망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조조의 위나라나 손권의 오나라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아 빨리 출세하는게 어려워서.. 그 나라들에는 기존의 막강한 책사들이 많았고

파벌이나 빽이 없으면 능력을 인정받아 높은 직위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막강한 후원자가 없는 27살의 일개 서생인 공명의 처지에서는 위나라나 오나라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 막 피어나는 새싹같은 유비 진영에 합류하면

쉽게 2인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유비의 삼고초려를 유도하여 <천하삼분지계>라는

전략으로 유비의 신뢰를 얻어냈다는 주장도 있고.. 그런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런 분석에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위나라의 조조나 오나라의 손권같은 권력자가 지략이 뛰어난 인물들을 항시

찾고자 하였다는 것이고.. 인재를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사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공명같은 특출한 인재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지.. 조조나 손권의 눈에 띄는 것은

공명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조조는 관우를 얻기 위해 자신의 천리마인 적토마도 주고 온갖 대접등 정성을 다한 것을

삼국지를 읽은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조조나 손권같은 리더들이 공명같은 인재를 몰라볼리

없을 것이다.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인 공명이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

것도 또한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결국 수십년만에 망할 나라인 척박한 땅에서 후한의 대를 잇는다는 명분 아래 촉나라를 세우고 

천하통일이라는 이루지 못할 일에 일생을 바친 이유는.. 제갈공명 그 자신도 어쩌지 못할

<운명>이었고.. 따라서 공명은 실패할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지만.. 순순히 그 <운명>을

받아들인 것이 아닌가.. 하는 것과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 정해진 <운명>을 바꿔보려고

자신의 모든 능력을 발휘해 보았던 것은 아닌가..하는 것이 개인적인 나의 생각이다.

유비가 죽으면서 공명에게 말하기를 태자인 유선이 황제 자질이 부족하면 그대가 황제가 되어

나라를 이끌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명은 자질이 부족한 유선이를 황제로 모시고

천하통일 향해 여러차례 출사표를 던지면서 북벌을 시도하였다.

결국 무모한 시도로 끝나버린 북벌로 인해 자신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나라는 멸망하게 되었다.

내가 제갈공명을 좋아하는 이유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는 능력이다.

물론 삼국지연의의 공명에 관한 이야기는 <허구>가 많다는 지적도 있지만.. 공명에게 뛰어난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두번째는 리더쉽이다.

공명은 신상필벌에 있어서 <공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읍참마속>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또는 자신의 사후에 후계자 같은 문제라든지..등등 편견에

의한 공평이나 공정성을 잃지 않고 실천을 하는 리더쉽을 보여주고 있다.

<공명의 사람 보는 법>이라는 내용을 보면.. 절대 동감을 느낀다.

세번째는 청렴함이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황제가 될 수도 있었고 축재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어느 것도 자신을 위해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출사표에 나온 표현에 의하면 자신의 재산이 뽕나무 800그루와 밭인지가 약간 있다고 하면서..

그걸로 자신의 가족들은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조사해 보니 한치의 거짓도 없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한다.

무슨 이유에서 그런지는 몰라도.. 요새 제갈공명에 대한 생각이 자꾸 든다.

그래서 어설프나마 제갈공명에 대한 나의 생각을 글로 써 보았다.

<전무후무 제갈무후(前無後無  諸葛武候)>.. 다시 한번 이 말을 되새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