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3/15 의거 기념 배

3년 후배와 내 동기 期數인 둘 의 대국을 곁에 앉아 구경한다.

둘 다 매해 마산에서 개최되는 3/15의거 기념 바둑대회에 출전하는 대표 급이다.

각 기수 대표와 회장단 운영진 만 20여명 모인 자축연 자리여서 총 동문대회의 기수 별 대항전 때의 치열함과 진지함은 없지만 내심 각자 자존심이 걸린 한 판 이다.

3인1조의 마산대회에 A, B 두 팀을 보냈는데 동기 가 속한 팀이 우승하고 후배 팀은 졌으니 개인전을 도전한 이유는 속한 팀은 졌어도 그건 다른 사람이 약해서이고 자신은 전국대회 우승팀 보다 도 세다는 자기 만족을 얻기 위해서 여겠지. 그의 기수는 동문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을 하였다. 지방대회는 1박2일 또는 2박3일의 시간을 내어야 해 직장이나 자영업자의 참석이 용이치는 않다. 개인사정으로 참가 못한 그 후배기수의 강타자인 동기가 불참해 자신의 팀이 우승을 못했다고 안타까워하는 것 이겠지.

올해 우승을 전기로 전국규모 대회의 우승을 계속 도모하기 위해서는 선수 선발 및 훈련 랭킹의 객관화 등 몇 가지 과제가 있으며 대회 전 온라인 에서의 동문 바둑의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며 내게 부탁하는 운영을 담당하는 후배의 이야기와 유인물을 보았다. 내달에 있을 대회의 대진표와 상대팀 전력까지 파악된 상세한 자료는 카피도 없이 한 부만 가져왔다가 대외비라며 열람 후 파기를 한다.

초반부터 난전으로 대형싸움이 벌어진 반상은 52회 후배의 억지와 무리가 곁에서도 보인다. 여러 사람 여러 기수가 둘러싸고 관전을 하고 있어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인지 무리수는 여지없이 타파당하며 대마가 죽어 투석을 하곤 한 판 더 청을 하나 내 49회 내 동기는 일어선다. 전국대회에서 저리 두면 학교 망신일 텐데 싶으며 저 후배는 다음엔 절대 내보내지 말아야겠군 싶다. 마음의 기복이 저리 심해서야.

38회 선배와 이어 대국한 52회는 유리하던 판을 지고 만다. 무시해서 이겠지.

후배를 나무라며 방내기도 아닌데 유리한 판을 이렇게 뒤집혀 하자 내가 좋았던 것 아냐 하시는 38회 선배의 의견은 감투정신은 좋지만 신형정석이나 최신 기보 등에 공부가 없었음이 곁에서도 보이고 전투에서 물러서는 것이 대표에는 이제 어려우시겠다 싶다.

연이어 41회 와 48회 1장끼리 친선대국이다. 노장이 약하려니 싶었는데 노익장을 과시하며 선배가 가볍게 이긴다. 품 안에서 월간바둑 부록 해설 작은 책을 꺼내 보인다. 열 번씩 읽으면 저절로 외워진다며. 저렇게 공부를 하시는구나!

호텔의 일식 뷔페는 깔끔하긴 하지만 젊은이들 입맛에 맞춘 것인지 그리 먹을만한 푸짐한 것도 없이 소꿉장난처럼 만든 조그만 초밥투성이 이고 소주 한 병에 14,000이라 포도주 한잔과 소주 몇 잔이 전부이다. 상장과 상패 등을 보인 후 기념촬영과 우승팀 3인에게 금일봉을 각각 전달한다. 상금이 5백이니 4년째 참가한 보람을 이제야 찾았군.

뷔페에서 방 하나를 얻어 점잖게 진행되던 자축연은 마산대회에 참가했던 두 팀 중 상을 못 탄 52회 후배가 일어나 회장에게 다가서며 드릴 말씀이 있어요 우리는 패잔병이지만 하며 나서자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하자며 제지 당해 분위기는 일순 썰렁해진다.

의견수렴과 미리 세심한 준비를 했더라면 없었을 일을 나이 드신 선배들의 독단으로 축하연의 의미가 반감된 듯싶어 아쉽다.

52회 후배가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나 역시 나설 입장은 아니고 저 친구 아까 바둑도 경솔하게 두더니 자충수로 모두의 기억에 또 악수만 남긴 셈이군 싶다. 후배의 실력도 총 동문대회에서 팀 우승도 자주한 실력인데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역시 바둑도 안 되는 것인가 보군.

10여명만 따로 호프 한잔에 뒤풀이를 하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선 후배 각자의 한 마디 한 마디 가 모두 마음에 와 닿는 좋은 이야기들이 많다. 중학 때 같은 동네 기원에서 내가 바둑 두는 모습에 감명을 받고 모교에 진학했다는 관세사인 50회 후배, 세무사인 46회 선배, 심장 스턴트수술을 했다는 48회 선배.

저쪽 끝에 앉아 계시던 11년 선배가 눈이 마주치자 말씀하신다.

소라네 이지? 아니 내 오로 대화명을 다 알고 계시네 놀라며 경청한다.

글을 잘 읽고 있어 소설도 쓰고 많이 썼던데 말씀에 에구 더 열심히 성의껏

써 보아야겠군 싶으며 아까 옆에서 관전할 때는 아무 말씀도 없으시더니 싶어 부끄러움과 반가움이 교차한다.

감투정신을 잃지 말고 열심이신 선배들처럼 더 치열하게 살아야겠군 느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