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문이나 전문 지식 분야에 알려진 유명 여자들에 관심 자체를 거의 갖고 있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 사람들보다 더 관심이 있는 분야도 많고.. 특히 여자들의

유명세라는 것은 희소성 때문이랄까.. 실제보다 과대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 유명세를 인정도 잘 안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여자라 해서 일부러 비하하지도 않습니다.

제게 인상적인 느낌을 준 3사람의 여자들이 있는 데..놀라운 여자, 실망스런 여자, 대단한 여자.

오늘은 그 중에 한 사람.. 놀라운 여자 분에 대해 쓰려고 합니다.

그 여자 분은 이경숙이라는 분입니다. 1999년 쯤인가요..

도올 김용옥이가 EBS에서 <노자와 21세기> 라는 주제로 화제를 뿌리는 강의를 하였습니다.

저도 그 강의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도올이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죠.

쇳가루 긁는듯 한 목소리에 건방지고 안하무인식의 말투에 비위가 좀 상했지만..

그래도 거침없는 주장들이 꽤나 그럴듯 하게 들려서.. 처음에 호감을 가졌었습니다.

그 강의를 끝까지는 듣지 못하였고.. 노자의 <도덕경>도 잘 모르는 처지라..

그냥 대단한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만 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간 후의 어느 날인가..

친구 사무실에 놀러가서 책상 위에 <노자를 웃긴 남자>라는 책을 보게 되었죠.

친구가 그 책을 읽어 봤냐고  묻길래.. 못 읽어 봤다고 했더니.. 재미있으니 읽어 보라고 해서

친구 책을 빌려서 집으로 오자마자 읽기 시작했습니다.

마산에 사는 이경숙이라는 주부가 쓴 책이라는 데.. 그 책을 읽는 첫 순간부터 놀랐지요.

나름대로 EBS에서 강의한 도올의 <노자>의 <도덕경>과 비교하여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들을

읽으면서 얼마나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지.. 충격이었습니다.

그 책을 처음 읽는 순간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단번에 읽어간 기억이 납니다.

다 읽고 난 뒤의 느낌은 이런 책을 쓴 사람이 가정 주부라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자칭 천상천하 유아독존 같은 대한민국의 석학.. 그 잘난 도올을 거의 돌아이 취급하면서..

그렇게 거침없이 비판을 하는 사람이 이름없는 한 여성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경숙이라는 사람의 해석이 옳은 지.. 도올이 옳은 지에 대한 판단할 만한 지식이..

나에게는 없었지만.. 그 여자 분이 주장이 더 그럴듯 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너무 심할 정도로 도올을 뭉개는 데.. 아마 인터넷에서 그런 글을 연재했다면..

엄청난 비난과 조롱과 욕설이 난무하는 찬반 댓글 전쟁이 벌어졌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여자에 대해 그렇게 놀란 적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책을 쓴 이후의 이경숙이라는 분의 근황은 전혀 모르고.. 일부러 알아 보지도 않았지만..

대단한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이 여자 분을 떠올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