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는 지리산에 은둔한 덕망 높은 선비의 의연한 자태를 보는듯하다

보물이라 칭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보물들이 어리석은 중생의 눈에도 범상치 않다

섬진강 에서 불어온 바람은

지리산 꼭대기에 구름 한 점 걸쳐놓고

몸을 휘돌려 아래로 아래로

청정계곡을 간지럼 태우고

맑은 물을 미끄럼 타고와

세속의 걸망 걸머진 채

막연히 찾은 발걸음 멈추게 하고

부지깽이 같은 몸과 마음을 흔들어 일깨운다.

후~ 하고 오래 멈춘 숨 한번 내쉬고.

화엄사는 544년(백제 성왕22년) 인도에서 건너온 연기조사가 창건 했다고 전한다.

연기조사는 화엄경과 비구니스님인 어머니를 모시고 지리산 황둔 골에 전각 두 채의

작은 절을 지었는데 이때 화엄경을 따서 화엄사라 하였다고 전한다.

통일신라 때 의상대사가 화엄종의 원찰로 삼아 머물렀고 신라 경덕왕 때(742~764)

이르러 8가람 81암자의 대사찰이 되었다

이때의 유적으로.

각황전 기단과 석등 대 석단  동서 오층석탑 효대라 불리는 4사자 삼층석탑이 있어

나름 최선을 다하여 소개 올리기로 한다.

화엄사도 질곡의 역사를 비켜 가지 않았으니

임진왜란 때 해안선사와 벽암선사가 승군을 일으켜 이 땅을 지켰고 자운스님은

이순신 장군을 도와 바다를 지켰다 전한다.

비록 주지스님을 포함한 300여명의 스님들이 목숨을 잃고 가람은 잿더미가

되었지만 1630년 (조선왕조 30년) 벽암선사가 충의를 인정받아 나라의 지원으로

다시 여러 전각을 복원하여 오늘에 이른다.

▲ 대융전과 동오층석탑

대웅전.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1636년에 벽암선사가 복원하였는데 임란 직후라

아마도 복원 환경이 열악하여 축소 하였는듯 하지만 그래도 단아하고 멋스럽다

보물 제 1548호 목조 비로자나삼신불좌상을 모셨는데 원래는 대적광전이라 하는데

인조임금의 숙부인 의창군이 쓴 현판을 그대로 달아 놓았다 한다.

보물 제 56호와 1363호인 탱화가 같이 모셔져 있다.

대웅전에 들어가 엎드린다.

108배를 하는 동안 수많은 바람과 염원을 뒤로하고 성실하고 진실하게 사랑할 수 있기를

빌고빌고 다짐을 하였다

나를 위해 이루어 달라는 기도는 기도가 아니라 생각한다.

108배 또한 특정 종교의 기도 의식이라 교회나 성당 기타 종교의 기도의식에 다를 바 없지만

기도는 염원을 비는 게 아니라 이루려 다짐하는 시간으로 본다면 모두 같다고 보는 게

선달이의 종교관이고 이는 지난 과오를 들추어 반성하며
신의 절대적인 능력에 도움을 청하는 게 아니라 여태 모르고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깨우쳐
신 앞에서 맹세를 하고 이를 이루어 그 은혜를 신에게 감사하면 된다고 본다.

108배는 그 기초적인 고행(?) 깨달음의 행위로
그자체로 무엇을 하였다 생각하고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면
조용히 묵념하고 가는 이만 못할 것이리라.

기도는 나 자신에는 반성과 다짐의 시간이고 나 아닌 것의 안녕을 비는 시간이라 보며

이에 종교적인 교리나 견해는 무시하는 게 선달이의 생각이다.

여기에 108배가 종교적인 의미가 어떻든 쉬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선달이는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으로 여기며 나를 위해 반성하고 나 아닌 것을 위해 안녕을 비는 선달이의 

기도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