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이책에 대한 신간소개를 보고 그 부분을 오려 지갑에 넣고 몇날 며칠을 다니다 겨우 부산역 1층에 있는 서점을 지나다가 사게 되었습니다. 그날 2-3쪽 정도 읽었을까요? 초반 흡입력이 상당히 강한 소설이더군요.

그리고 그날밤 술한잔 하고 택시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손에 짐이 많은 탓이었는지 그대로 놓고 내렸습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 지난주 다시 서점이 보이길래 다시 샀습니다. 그리고 어제 다 읽었습니다. 주말내내 집에서 눈치보며 책을 들고 있었습니다.

책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단원 김홍도가 일본에서 잠시 활동했다는 설을 근거로 창작된 소설이며, 이 소설에서는 신윤복이 주인공입니다. 신윤복이 밀명으로 일본을 정탐하게 되고 밀명의 문서의 내용은 임진왜란의 복수로 일본을 정벌한다는 정조의 계획에 관련된 것입니다.

김홍도와 신윤복이 등장하는 미술소설이라고 분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개입은 과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바둑소설이라면 너무 깊은 바둑의 이야기를 넣을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둑이 핵심이어야하고 바둑이 곳곳에 나와야하고 기보가 나와야하는 그런 바둑소설보다는 이 책과 같이 전반적으로 바둑이 흐르는 책을 생각해봅니다. 바둑전문가가 아니라도 적을 수 있고 읽을 수 있는 바둑소설말입니다.

이 소설의 전반부에 얼킨 사연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 이 소설을 읽을때는 첫등장 인물중 한명인 "최북"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책을 다시 읽게 되는 그사이에 "최북"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 책장에서 예전 읽은 책중에 하나를 뒤적이다가 한국바둑인물사라는 책에서 "최북"을 만난 것이지요. 한국바둑인물사에서는 최북은 화가로 北을 七七로 파자하여 최칠칠이라 불렀으며 스스로 눈을 손가락으로 찔러 애꾸가 된 것으로 나옵니다. 이 소설에서는 접선을 하다가 닌자의 표창을 맞아서 애꾸가 됩니다.

그렇게 책 속에서 제 머릿속의 바둑과 연결이 되어 멋있는 바둑소설을 생각해봤습니다. 바둑인만이 읽는 바둑소설이 아니라 "색 샤라쿠"처럼 대중적인 바둑 소설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