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기사

2006/12/10


바로 옆자리에 앉아 조용히 그러나 정말 흥미진진하게 관전을 한다. 박사범이 세점을 깔앗다.
두점 바둑이어야 할것같은데..
돈만원이 아쉬운 박사범은 못이기는척 원장의 권유에 세점에 배워보겟습니다 한다.

종일 기원에서 기다려도 바둑둘 상대를 만나지 못하고 구경만 하다 돌아가기 일쑤이거나,
설마 이칫수에 지랴 싶어 하수들이 정칫수보다 두점정도 더 놓고 대국을 신청햇다가는 잔돈만 보태주고 혀를 내두르는 박사범의 솜씨인데..

그냥은 그렇고 조그맣게 5매 로 하죠~ 박사범은 뿌로답게 돈을 걸길청한다.
진짜 프로에게 지도료를 안 드릴수도 없는것이고 내심으론 세점이면 자신이 무조건 이긴다 생각햇겟지.

고개를 끄덕거리는 프로는 50중반으로 보이는 평범한 모습이지만 그 유명햇던 접바둑의 황제라 불렷던 K2단이다.
승단에는 관심이 없이 기계의 무수한 소문의 주인공이되며 웬만한 프로보다는 한두점더 하수들을 접는다는 그분.

세점바둑을 하수들과 둘 기회가 많은 나로서도 흥미진진하여 진지하게 숨소리도 죽인채 옆에서 지켜본다. 최근에야 프로기사들의 다면기 등이 활발하여 행사등에서 보거나 둘 기회도 많지만 내기가 되어야 역시 피차 진지한 바둑이 되는것이겟지.

바둑티비의 다양한 재밋는 프로그램중에서도
쥬니어 시니어 고수들의 칫수고치기 대결중 시니어들이 두점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며 역시 나이의 한계와 바둑의 깊이가 더욱 새삼스레 느껴본적이 있다.

국내대회에서 전국우승을 해본 경험들이 잇는 강호들끼리의 대결인데도 시니어들은 역시 장강의 뒷물결에 그칠뿐인지..

프로들과는 서너점 다면기에서 재수가 좋으면 이겨보기도 하던 병원동호회의 직원들이 인터넷에서 2~3단 정도인 이들이 연구생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9점을 놓고도 지자 처음에는 실수엿거나 뭔가 잘못되어서 엿겟지 여기며 밤새두어도 계속 지자 그제서야 바둑의 깊이와 차이가 얼마나 그 간격이 클수 잇는지 깨달으며 연구생과 아울러 프로 의 진가를 이해하게 되엇엇다.

세점대국은 물흐르듯 흘러간다.
어느한수 피차 실수나 과수는 없엇던듯한데도 국면은 백은 큰 외세를 만들엇고 흑은 전부 두집간신히 나 살은 형세이다.
천하의 박사범을 세점에도 저리 돌릴수 잇으니 접바둑의 황제라던 칭호가 과연 명불허전 이구나 싶어 감탄을 자아낸다.

나라면 흑의 비세를 어떻게 뒤집어 볼수 있을까?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해본다. 웅장한 백의 외세속에 뛰어들어봐야 처참하게 될듯하고 건드리지도 못해보면 그냥 모자른 국면인데..
나로서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백의 과수일까?
과수 라기 보다 조금 방심한 수일까?
세점대국이니 과수 랄수는 없고 외레 착실하게 두칸벌리며 지킨 안정적수인데..

썩어도 준치라고 박사범은 상변에 두점벌린 백을 공격을 해가며 중앙으로 몰아 중앙백세를 무너뜨리며 하변의 자신의 취약햇던곳도 보완을 햇다. 7곱집정도 흑이 유리할까.
백은 돌을 거둔다..

방심과 교만이 항상 패인인 나로서는 두가지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하수라고 가벼이 여기면 역시 안된다.
질수없는 국면에서도 끝까지 방심은 금물이군..

세월은 흐르는 것이군.

이제는 박사범도 손주도 잇을터이고
접바둑의 황제도 초로 의 모습은 과거의 영광은 아쉬움속의 추억일듯만싶다.
나역시 바둑둔지가 삼십여년이 지나 이젠 곧 40년에 달할듯하니..

원장은 기분이좋아 신나서 다음날 손님들에게 선전을 한다.
꼼짝을 못하더라고~ 혼네주고 이겻어~

황사범 박팔단 모든이들이 궁금해하며 나보고 기보를 재현해달란다.

꼼짝 못하고 지는 바둑을 딱 한번 기회가 있어 몰고가 이기긴 햇지만 내용면에선~ 나는 반상에 돌을 늘어놓으며 마지막황제에게 충성을 바친다.

그리도 평생 원하던 기력향상의 끝은 의미는 무엇일까?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해도 쥬니어에게 두점이고
프로가 되어봐야 결국은 두점미만의 차이아닐까?
같은 프로끼리는?
여류프로는?

결국 어디까지 성취하느냐의 문제가 아닌
안분지족이 지혜인가..

먼지가쌓인채 놓여잇거나 가방속에 담겨잇기 일수인 노트북을
소파에 펴놓앗다. 내가 할수잇는 일은 바둑글을 쓰는것이겟지.다양한 바둑에 관련한 경험과 사례들을^^

프로에도 토나먼트 기사와 보급기사가 잇다던데
보급아마 가 나의 안분지족의 지혜일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