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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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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내바둑'과 '8가' 순대국밥집
오늘은 하루종일 "If you can't beat them, join them" 이란 말이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굴초영감과 한판 승부를 위해 칼을 빼들었으나 두부 한모조차도 베어보지못하고 승부가 나버렸다. 어차피 이기지 못할 바에는 빨리 꼬리를 내리고 상대편에 합류하는게 상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흉내 바둑으로 유명한 후지사와 호사이 (藤澤朋齊) 9단이라고 있는데 여러 사람들로 부터 치사하다, 졸렬하다는등 많은욕을 먹기도 한 기사이다. 그러나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남의 것을 카피 하는것도 나름대로의 소신이 서지않으면 할수없는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뭐라던 나름대로 흉내바둑을 고집하고 연구해 바둑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한 후지사와 9단에게 존경심이 가는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는데 후지사와 9단은 흉내바둑을 두면서도 상대방 보다 항상 시간을 더 많이 썼다고 한다. 어느 시점에서 흉내바둑을 풀것인지를 매 착점마다 깊이 고민했었기에... 한국에선 일명 '조서시대'로 불리던 80년대에 제15기 왕위전 결승에서 조훈현 9단과 서봉수 9단이 벌인 흉내바둑이 유명한데, 당시엔 서봉수 9단이 흉내바둑으로 조훈현 9단을 4대3으로 물리치고 타이틀을 획득한 적이 있다 흉내바둑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이렇다. 글을 한번 좀 제대로 배워보려고 여기저기 부탁을 했으나 다들 냉담한 반응이다. 거 조금씩 가르쳐주면 어디가 덧나나… 조금이라도 남이 잘쓰면 자기 밥줄 끊어질가봐 그런지 엄청들 몸을 사린다. 그래서 할수없이 고수들의 글을 모방하는 흉내글을 써보기로 결심하기에 이른것이다. 그런데 말이 흉내글이지 그글에서 풍기는 뉘앙스를 그대로 전하면서 새로운 글을 쓰려니 이게 보통 어려운것이 아니다. 한문장을 가지고 낑낑대며 몇십분을 보내다 포기하고 말았다… 고것이 쉽게 될듯 될듯 하면서 엉킨 실타래처럼 잘 풀어지질 않는다. 그리하여, 나의 고뇌가 서린 “8가 순대국밥집” 을 맛배기 밖에는 보여드릴수가 없게 되었다. 내가 인근 8가 순대 국밥집을 들락거리기 시작한 것은 웨이트레스가 빼어나게 이쁘기 때문은 절대 아니었다. 한국에서온 대통령이 먹고 갔을 정도로 맛있다고 소문이 났기 떄문이다. 그러나 이상하게 이국밥집에만 오면 남자들이 침을 질질 흘리는데 구수한 순대국밥 냄새때문인지 아니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국밥을 날라주는 예쁜 웨이츄레스 때문인지 그정확한 이유는 아직도 잘모르겠다. 순대국밥집 아가씨는 선녀가 내려와도 저보다 이쁠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정말 예뻤다. (다른 테이블에 음식을 내려놓으면서 허리를 약간 구부리는데 그때마다 미니스커트사이로 살짝 살짝 보일듯말듯 한 팬티때문에 목이타 애꿎은 얼음물만 몇잔씩 마셔댔다.) 나는 식사후 주게 되어있는 15%의 팁도 주기를 아까워하던 짠돌이였는데 그날은 $7 짜리 순대국을 먹고나서 계산할때 $20짜리 한장을 놓고는 거스름돈을 챙기지 않고 그냥 나온것이다. 팁이 효과가 있었는지 몇일후에 들렸을때는 아는척하며 반갑게 맞어주었다. 서비스로 간과 순대썬것 몇개를 "금방 나와 따끈하니 에피타이져 로 드세요" 라고 하면서 접시에 담아 주기까지 한것이다. 그후로는 하루가 멀다하고 순대 국밥집을 찾았다. 그것도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 3시 쯤 찾아갔는데, 그때가 바로 종업원 밥먹는시간이라 같이 앉아 먹을수 있었기 때문이다. 같이 먹다보면 아무래도 반찬이 한두가지는 더 나왔고 무엇보다 같이 얘기를 할수있었기에 매일 3시가 되기를 손꼽아 기다린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가씨가 예쁘다는것을 알고 간것이 아니라 가서보니 웨이츄레스가 이뻣고 게다가 국밥이 맛있어서 단골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이게 말이나 되는 말인가?) 누구는 말도 않되는 말을가지고도 거미 똥구멍에서 거미줄 나오듯 술술술 재미있고 쉽게 쓰는데… 글장이는 역시 아무나하는것이 아닌가보다. 언뜻 이짓 계속하고 있다가는 굶어 죽기 딱 십상이란 생각이 든다… 처자식 굶기지 않으려면 내일부터는 펜을 내려놓고 빡스나르던 본업으로 다시 돌아가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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