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3월이다. 3월부터는 오직 걸어서 출근을 하겠노라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였지만 3월2일 첫 출근은 하필 그날이 숙직을 하는 날이라서 그 다음날 집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다보니 그만 차를 몰고 출근을 하였다. 그 다음 날은 당직을 하고났으니 휴무를 하여 아침 아홉시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하루종일 비몽사몽 잠을 자도 시원치 않고 결국 점심을 간단히 먹고는 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왕복 8km의 거리를 걸었다.  오랫만에 걷는 것이라 약간은 힘이 들었다.

   날씨가 쾌청하고 봄이라서 그런지 따사한 햇살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다. 물론 해안도로를 따라 걷느라 아직은 쌀쌀한 북샛바람이 약간이 추위를 느끼게 하지만 일단 걸으면서 따사한 봄볕을 온몸으로 받으니 기분은 날아갈것 같다. 또한 따사로운 봄 햇볕을 받으므로 비타민 D도 많이 생기리라. 각기병을 예방하는 비타민 D는 일광욕을 해야만 생긴다고 한다.

  계절은 어김없이 봄이 왔건만 우리네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요즈음 너무도 팍팍해져서 무어라 말하기가 두럽다. 치솟는 휘발유값으로 난 오늘 출근길에 걸어서 출근을 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혼자서 식사준비를 하려니 나이탓인지 자꾸만 귀찮아 지는 것은 어쩌지 못한다.

  오늘은 기필코 실천하고자 새벽 다섯시 십분에 맞추어 놓은 알람이 울어대자 눈을 뜨고 밥솥에 아침밥을 지으려고 준비를 하면서 어제 저녁에 미루었던 설거지를 해본다. 아직은 물이차서 설거지 하는 손이 시렵다. 고무장갑을 끼고 하는게 좋지만 난 갑갑해서 고무장갑을 끼고 설겆이를 하지 않는다.  아내는 이런 일을 삼십년이 넘도록 했지만 난 고작 육년째 하는데 이젠 꾀가 나는 걸까?  아침을 여섯시가 되기전에 먹고 도시락을 챙기고.....음식값이 워낙 비싸서 사먹는게 부담스럽게 느껴저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지 벌써 몇달째다.

  준비를 끝내고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출근을 시작하려고 벽시계를 보니 아침 일곱시다. 이른 아침은 아니지만 아침 기온은 쌀쌀하다.  집을 떠나 화진포 로 길을 재촉한다. 화진포호수에까지 도착하는데 약 오십분정도가 소요된다.  화진포 호수에는 텃새가 되어버린 오리 몇마리가 아침식사를 하는지 부지런히 호수속으로 몸을 잠수하고는 한참을 지나서야 물밖으로 머리를 내민다. 그놈 물속으로 잠수하는 실력이 놀랍다.

  호수주변의 가로수인 벗나무에서는 움이 트려는지 벌써 꽃망울이 꽤 커진것 같다. 아침에 호수에서 느끼는 신선한 공기는 호수주변의 송림과 어울려 내 폐를 아쭈 깨끗하게 해준다.  도심에서 오염된 공기를 마시면서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도시민에 비하여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길을 재촉하여 사무실로 오다보니 출근하는 직원들이 차량을 타고가다 나를 발견하고는 경적을 울린다.

  다들 내가 대단하다고 치켜세운다. 한데 내 건강이 우선이니 칭찬보다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이제 궂은 날만 빼고는 계속해서 걸어서 출퇴근을 하여야 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상쾌한 걸음으로 사무실에 도착하니 아침 여덟시 반이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가 될것 같이 날아갈 것 같은 이 기분으로 민원인에게 친절하게 봉사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