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주 잉 마스터즈 토너먼트(North American Ing Masters Tournament)는 잉창치 교육재단(Ing Chang-Ki Educational Foundation)이 후원하고 미국 바둑협회(US Go Congress)가 주관하는 기전이다.

이 기전은 매년 열리며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별 없이 같은 조건으로 대국에 임하며, 참가인원은 전년도 시드 8 명과 당년도 각 지역 예선을 통과하여 올라 온 16 명으로 모두 24 명이다.

각 지역 예선을 통과하여 올라온 16명은 7월 29일 오후 다시 예선대국을 치르게 되며 이중 승자 8 명만이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즉 본선 인원은 전년도 시드 8 명과 7월 29일(일요일) 예선 통과자 8 명, 합계 16명만이 4일 동안 대전하여 승자를 가린다.

대국시간은 각자 90분씩 주어지며, 1분씩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잉 재단의 룰이 적용되며, 8호의 덤이 있다.

상금은 우승이 미화 3,000불, 준우승 2,000 불, 3등에서 5등까지 1,000불씩, 6등에서 11등까지 각 250불씩, 12등에서 15등까지는 각 125 불씩, 합계 미화 10,000불이 지급되며 그 외에 참가상으로 500불이 본선 진출자에게만 지급된다.

이번 행사기간 중 초미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 대국은 북미주 잉 마스터즈 토너먼트의 최종 결승국이었다.

마지막 날인 8월 3일(금) 저녁 8시부터 벌어진 장 밍주(Mingjiu Jiang) 프로7단과  팽윤(Feng Yun)  여자 프로9단 사이에 벌어진 결승국은 시종 일관 땀을 쥐게 하는 드라마틱한 대국이었다.

300여 명이 모인 공개 홀에서 김명완 8단이 공개해설을 한 이 대국은 포석 단계에서부터 필자가 보기에도 무리수라고 보이는 수를 백(장 7단)이 흑진 속에 깊숙이 침투한 것이 쫓기는 말이 되어  중반 이후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팽윤 9단이 너무 욕심을 부려 대마를 끝까지 쫓다가 자기 집이 침해 당하는 일이 벌어져 결국 3집이 부족해 패하고 말았다.

대마를 끝까지 쫓지 않고 유리한 선에서 집을 지켰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유리한 바둑이었기 때문에 아쉬운 감이 있었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충분한 계가를 하지 못한 것 같다.

우승한 장밍주 프로7단은 1957년에 중국 산시(Sanxi)에서 태어났다. 6살부터 바둑을 두기 시작하여 16세에 프로에 입문하고 18세에는 국가 대표팀에 발탁되었다. 그후 바둑 교사로 재직하며 여러 권의  바둑관계 서적을 집필하였고, 현재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바둑을 가르치고 온라인 (http://www.gomasters.com)에서도 바둑을 가르치고 있다.

그를 만나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매우 반가워하며 한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장주주 9단과  루나웨이 9단의 이름을 한자로 써 주며  자기 동생이고, 제수라고 한다. 한국 가면 꼭 한번 만나 보라고 한다. (사진은 북미주 잉 마스터즈의 우승자 장밍주 7단과 함께. 한국기원에서 활약하고 있는 장주주 9단과 루나웨이 9단이 본인의 친동생이고, 제수라고 한다.)

원래 이 기전의 유래를 더듬어 보면, 북미주 잉 마스터즈 토너먼트(North American Ing Masters Tournament)는 잉창기 재단에 의하여 1995년부터 북미주 마스터즈 토너먼트(The North American Masters Tournament)라는 명칭으로 출발하였으며, 출발 당시에는 프로들끼리의 인터넷 대국으로 진행되었다.

이때의 인터넷 프로 대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였으며 2003년까지 지속되다가 2005년에 다시 미국 마스터즈(US Masters)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금년부터 프로–암 오픈전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조직 선발 규정 등을 대폭 수정 보완하여 세계적인 기전으로 격상되었다.

이 외에도 아마5단 이상의 18세 이상 30세 미만만 참가할 수 있는 잉-레드몬드 토너먼트의 결승전, 이 기전은 예선전과 준결승전을 모두 사전에 인터넷으로 치르고 결승전만 이번 행사에서 치른다.

레드몬드 컵 토너먼트(The Redmond Cup Tournament)는  북미주 청소년 바둑 챔피온 타이틀 전이며 12세 이하의 주니어부와 18세 이하의 시니어부로 분류되는데 주최측으로부터 초청이 있어야만 본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예선전과 준결승전은 사전에 모두 인터넷으로 이루어지며, 결승전만 이번 행사 기간 동안에 3번기로 치러진다.

그 외 경기로는 9줄(9 X 9) 바둑, 13줄(13 X 13) 바둑, 7월 30일(월) 저녁 7시에 6명이 한 조가 되어  두는 연기바둑, 7월 31일(화) 저녁 7시에 두는, 명칭도 이해하기 힘든, 여러 가지 재미있는 요소가  가미된 미치는 바둑(Crazy Go), 8월 1일(수)에 스위스 맥마혼 계산법에 의한 1일 4회전을 치르는 수요일 하드-코어 토너먼트(Wednesday Hard-core Tournament), 남녀 혼성팀의 북미주 연기바둑 챔피온 타이틀전(North American Pair Go Championship), 7월 29일(일)부터 8월 4일(토)까지 매일 밤  12시부터 시작되는 한밤중 미치기(Midnight Madness) 바둑대회, 3인 1조의 클럽 대항전(Club Team Tournament), 그리고 미국 여성 토너먼트(U.S. Women’s Tournament) 등 실로 이 사람들이 바둑이라는 한가지 하드웨어를 가지고 수도 없이 많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는 노-하우(Know -how)에 대해서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이들은 바둑을 단순히 승패에만 집착하는 동양인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폭넓게 수용해서 자연스럽게 생활화하고 문화화하고 있다. 즉, 누구든지 바둑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고 바둑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새로운 인간 관계를 수립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한다.
비로소 이 대회에 왜 그렇게 색깔이 다르고 체격이 다르고, 나이 차이가 많은 세대가 한데 엉켜 일주일씩을  행복한 미소 속에 보낼 수 있었는지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히 동양인과 같이 승패에만 집착한다면 이런 행사는 3일을 못 넘겨 반 이상의 인원이 대회장을 빠져 나갔으리라. 

마지막 날인 8월 4일(토) 오후6시부터 시상식 겸 송별 파티를 제일 큰 식당에서 했는데 실제로 대회 종료 전에 빠져나간 인원은 5%도 안 되었다. (4편에 계속됩니다)